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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로즈와일리(Rose Wiley) 전시회, 플레이스 씨(Place C)

잿빛노을 2023. 6. 4. 19:35


  경주에 새로 생긴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 씨에서 로즈와일리 전시회를 한다고 하여 찾아보았다.  전시회는 15,000원인데 네이버 예약으로 사전에 예매하면 12,000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당일 예약도 가능)

  로즈와일리는 영국 켄트출신의 아티스트로 벌써 올해로 나이가 88살이시라고 한다. 신기한 것은 젊은 시절에는 유명세가 없다가 갑작스럽게 일흔 중순이 되고서야 영국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삶이 끝날때까지 끈덕지게 나를 표현하고자 노력하는 자만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같다. 2020년에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했었는데 그 때는 이 작가를 잘 모르다가 경주에서 전시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하게 된 것.

  플레이스 씨는 이 전시회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과 카페도 운영중인데, 주차장에서 처음 들어가면 좌측에 매표소와 아트샵이, 우측에 한식당이 있는 것 같은데 한식당은 운영을 안하는지 닫혀있었다. 매표를 하고 나서 중앙의 넓은 공터가 나가게 되면 여러 전시물이 있고, 2층 카페로 올라가는 계단도 보인다. 밖에 있으면 무더운데 연못에 수증기처럼 물을 분사시키는 장치를 비치시켜놓아서 약간 열기를 식혀주면서도 볼거리처럼 잘 구성해놓았다.


  전시는 총 8단계로 구성되었는데 작가가 관심있어하는 주제들로 묶음하였다. 로즈 와일리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흥미가지는 주제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한다.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축구를 표현 (남편이 토트넘의 팬이어서 손흥민을 그리기도 하였음) 하기도 하거나 영화를 읽은 느낌을 다른 (Film Note), 여성을 소재로 한 Girls, 마지막으로 연작시리즈로서 인기를 끌었던 Scissors Girl을 담았다. 작가는 단순히 붓만 쓰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캔버스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붙이는 등의 특징을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벽면을 가장 채울 정도로 캔버스를 이어놔서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전시를 보고나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작품의 수를 떠나서 각 주제별로 분리되어 처음에 간단한 설명이 제시되었을 뿐이라 작품의 성격을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게다가 작가 자체가 워낙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재들을 이용했기 때문에 아예 잘 모르는 관객의 입장에서 이 작품의 가치가 왜 이렇게 높을까하는 의문 부호가 들 수 밖에 없었다. 작가의 생각을 좀 더 공유할만한 재료들이 있었다면 조금 더 풍성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