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thought/From Book

'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잿빛노을 2023. 8. 29. 21:44




  최근에 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도서로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특히 저자인 기욤 패트롱은 저번에 희토류 등 핵심 광물들에 대해서 다룬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을 썼던 기자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갔다.

   주된 내용은 인터넷은 완전 친환경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그 인프라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며, 제목에서처럼 SNS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 자체도 커다란 에너지 소비라는 것이다. 그만큼 편리함에 매몰되서 인터넷 인프라의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그 예능 프로에서 나왔던 것 처럼 과거 인터넷 메일을 사용할 때는 계정당 할당된 용량이 적어서 메일을 수신하려면 계속 쓸데없는 메일을 삭제해놓아야 했었다면 지금은 워낙 많은 용량을 주어주다보니 그냥 방치하거나 심지어는 저장소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은 친환경적이라는 인식믈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어쩌면 비물질적으로 지구 환경 파괴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는 인터넷이라는 우리의 무지와 실체를 찾아볼 수 없는 그 특성은 숨겨져 있는 디지털 오염을 눈치채지 못한다.

- 디지털은 세상을 오염시키니까. 그것도 아주 엄청나게. 특히 물과 에너지 소비량, 광물 자원 고갈에의 기여 등을 고려한다면, 디지털 산업이라는 분야는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의 두 세배에 해당하는 생태발자국을 발생시킨다. 다른 것들보다도 특히 지구상에 유통되는 340억 개의 디지털 장비들이 주요 원인이다.

- 에너지 관점에서 보자면, ICT는 세계 전기의 10% 가량을 소모하며, 이는 원자로 100대가 생산해내는 전기량과 같다. ICT가 하나의 나라라면 이 나라는 전기 소비 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뒤를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오늘날 35퍼센트 가량은 여전히 석탄을 통해서 생산된다.... ICT의 전력 소비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라면 ICT 산업은 2025년에는 세계 전기의 20%를 소비할 것이다.

-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의 디지털 분야에서 사용되는 금속은 매우 특수한 화학적 특성을 가진 금속들이 사용되며, 세계 생산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집어삼킨다. (팔라듐 15%, 은 23%, 탄탈럼 40%, 베릴륨 42%, 루테늄 66%, 갈륨 70%, 저마늄 87%, 터븀 88%.)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은 희귀 금속과 복잡한 공정이 요구되는  제조 과정에서만 이미 제품의 생애 주기 전체가 만들어내는 생태발자국의 절반, 소비 에너지의 80%를 잡아먹는 원흉이 되었다.

- 부퍼탈 연구소는 우리의 소비 방식이 함축하는 물질적 파급효과를 계산하는 독창적인 방식을 제시했다. MIPS(서비스 단위당 투입된 물질)으로 이는 하나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자원의 총량을 의미한다. 대략 많은 제품들의 MIPS 비율은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1:10) 그러나 위에서 말했던 희귀금속 채굴 등을 위해 더 많은 자원 소모가 요구되는 디지털 장비들은 1:200~1:1000까지 비율이 상승되며 반도체 칩의 경우는 1:16000이라는 비율이 발생한다.

- 많은 자원이 소모되는 반도체 칩의 생산에 대해서는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점점 기능이 향상된 반도체를 요구하기 때문에 환경 관련 성적표를 향상시킬 수 없거니와, 사람들은 하루빨리 2년 전에 산 구형 휴대폰을 버리고 새롭고 좋은 신형 휴대폰을 사는데 관심이 있지 이를 만드는데 드는 자원과 에너지에는 관심이 없다.

- 데이터센터의 전기소모량, 물사용량 등은 심각하다. ('전기먹는 하마') 하지만 인터넷은 항상 연결되어있어야 하므로 '하이퍼대기적hyperdisponible'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잠시라도 먹통이 되고 데이터가 손실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너지분배망이나 센터를 중복해서 건설하고 그로 인해 몇 배로 에너지 소모가 발생한다.  데이터센터의 높은 전기소모량은 도시가 사용하는 전기량과 충돌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 밀리세컨드도 용인할 수 없는 인터넷 환경은 도시 곳곳에 엣지(edge)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이는 도시 외관을 망쳐놓기도 하며, 도시 전력 사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친환경적 기업으로 보여야 하는 디지털 기업들은 이에 보이지 않는 북유럽 쪽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발로 인한 자연환경 파괴도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정책으로 디지털 대기업들은 그들이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를 '녹색 에너지 크레디트'로 상쇄시킬 수 있다. 이를테면, 친환경 전기 생산자가 특수한 중개자를 통해 기업에 친환경 전기를 사용했다는 문서를 팔기만 하면 기업은 탄소 중립에 도달했다고 입증할 수 있는 식이다. 그야말로 종이 위에서나마 생태발자국을 지우는 것이다. 문제는 이 크레디트가 충분히 비싸지 않다는 것이고 이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는 에너지 전환의 압박이 느슨해질 수 밖에 없다.

- 5G 안테나의 경우 3,4G 안테나에 비해 주파수 송출 반경이 2배나 제한적이어서 더 많은 안테나를 서리해야 한다. 5G가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인간의 인터넷 소비 증가로 인한 전력 소비 증가 ('리바운드 효과', '반동효과'라고 부른다.)는 5G가 현실적으로 전개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
* 백열등에서 LED로 전기 소모가 줄어드는 전등을 발명하였을 때 전기소모량이 급격히 줄어들 줄 알았지만 오히려 반대로 더 많은LED를 사용하여 총 소모량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기술의 발전이 늘 좋은 결과만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디지털 사회는 뭐든지 효율적으로 진행시켜주는데 도움을 주므로 사람에게 있어서 시간을 절약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그 남아도는 시간을 이용해 또다른 소비를 일삼는다.

- 우리의 디지털 행위는 탄소와 연계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메일 한 통은 최소 0.5g의 첨부파일을 동반하는 경우 20g까지의 탄소를 발생시킨다. 이는 1시간 내내 켜둔 전구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양과 맞먹느다. 하다못해 이메일도 이런데 동영상 스트리밍은  어떻겠는가?

- 해저케이블은 무선신호로 주고받는 것보다도 훨씬 통신에 영향력을 주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유선에 더 단단히 묶어있는 상황이다. 해저케이블로 발생하는 지정학적 문제들과 폐케이블을 처리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특히 중국은 PEACE (Pakistan East Africa Connecting Europe)이라는 케이블 사업으로 디지털 인프라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이를 이용해 중국은 자국 기업 BATX (Baidou, Alibaba, Tencent, Xiaomi) 의 디지털 서비스를 외국으로 넓혀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안면인식 기술 등을 외국에 수출하여 자국의 정치모델을 확산시키는데 기여한다. 그리고 그들만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여 자국의 치안을 보호하는데도 사용된다. 그래서 어떠한 전문가는 '중국이 진정한 지정학적 로드맵의 포석을 놓아가고 있는지 알려주는데, 서구인들은 그저 돈벌 궁리만 한다고' 탄식할 정도이다. 중국은 외국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해저광케이블 설치 기술 수준도 거의 따라잡았다.

- 싱크탱크 더시프트프로젝트가 작성한 보고서 중에는 인터넷이 적절성과 본질성, 공공의 이익에 봉사하는 정도의 토대 위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인터넷의 중립성 원칙을 무효화시키는 주장으로 환원될 수 있다. 우리는 무제한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러한 사용으로 인한 자원 낭비는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 정부에 의해 인터넷의 중립성을 없애서 일정한 제한을 걸어두는 방법이 공공선을 위한 미래의 정책으로 제시될 수도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에너지 사용의 실체이다. 미래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의 사용을 위해 현재 투자하는 지구의 자원소모량은 가려진채 우리는 장미빛 미래만 보았던 것이 아닐까. 디지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전력 사용을 관리하려는 노력이 언젠가는 추진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