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맛집 산북막국수: 순메밀막국수 그리고 수육 환상조합
강원도에 가면 늘 고민거리.. 수많은 막국수 집 중에서 어디를 가야하는 건가.. 많고 많은 막국수 집 중에서 그걸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에는 강원도 고성 바닷길 쪽으로 가면서 들른 산북막국수라는 곳이다. 고성 지역의 막국수는 대개 동치미 막국수이다. 이북 지역에서의 식문화가 이쪽으로 영향을 준 듯 하다.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백촌막국수 (십년 전에도 2시간씩 줄을 서서 먹고 한다는) 등, 이 근처는 대개 동치미 막국수를 취급한다.
산북막국수에는 인근에 산북소나무막국수가 있으니 헤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글에서는 이 집도 추천하고 있으나, 일단은 원래 목적지로..)
야트막한 시골비탈길을 올라야 옛날 시골집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막국수 식당을 만날 수 있다.
닿을듯 닿을듯말듯한 설산을 병풍삼아 풍경 아주 제대로인 곳이다.

쌀쌀한 겨울공기와 다르게 내부는 안온하다 못해 땀날(?) 정도의 온기를 지니고 있었다. 문 근처에 자리를 잡았지만 여닫을때마다 들어오는 한기에도 그다지 춥지 않았다.

이 곳은 100% 순메밀막국수를 취급하는 곳이다. 물론 약간의 전분이 포함된 메밀 막국수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둘 다 순메밀 (9천원)로 주문하고 특별히 맛있다는 수육까지 주문하였다. (소자 2만원)


이 집은 막국수 위에는 식해를 올려주지 않지만 수육을 시키면 명태식해를 한가운데 곁들여먹을 수 있게 주시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수육을 꼭 시켜먹기를 권하고 싶다. 식해가 너무너무 맛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겉은 쫀득한 느낌이 있어서 맛있게 잘 먹었다. 가끔씩 어떤 집들은 전지살 등을 그냥 내어서 시간이 좀 지나서 식어버리면 너무 퍽퍽해 어거지로 먹기도 하는데 이 곳은 먹다보니 어느새 접시를 클리어해버렸다.


이윽고 순메밀 막국수 등장 순메밀이라서 그런지 메밀향이 확실히 나지만 철원의 내대막국수만큼의 거친 느낌은 아니었다. 깔끔한 느낌의 잘 갈아진 순메밀이었고, 막국수 면도 의외로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 덜했다. 100% 순메밀 소바를 먹으러 일본식당에 갔을 때의 그 끊어지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아무래도 면의 온도가 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비빔막국수로 먹지만 결국 고성은 동치미 국물을 넣어주어야 한다. 약간 퍼석한 느낌이 과일즙을 향유한 동치미 국물을 넣으니 완전히 살아나는 느낌이다. 동치미 국물은 심지어 그 자체로도 맛있다.. 집에 포장해 가고 싶었다.


수육의 명태식해는 이렇게 막국수와 조화를 낼 수도 있다.


누군가 고성여행을 간다고 하면.
막국수가 먹고 싶다고 하면.
산북막국수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