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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ohol/Beer

Duchesse de bourgogne (두쉐즈 드 부르고뉴)

여러 의미가 담긴 충격의 벨기에맥주 첫 경험

맥주로는 어디가도 빠지지 않는 맥주대국 벨기에의 처음 접해보는 맥주인데,

바틀샵에서 꽤 낯익은 라벨이긴 것 같아서 경험 차원에서 샀다.

 

부르고뉴공작부인이라는 뜻이 이 맥주

라벨에 나와있는 여성은 역사속에 사라진 부르고뉴 공국의

마지막 상속녀였던 마리의 초상화라고 한다.

마리는 선대 샤를의 딸로 아들이 없던 샤를의 뒤를 이었지만,

부유한 부르고뉴 공국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강대국들은

마리와의 혼인을 통해 영토를 손에 얻으려고 하였고,

결국 합스부르크가 가문의 막시밀리안 1세와 혼인하게 되어

오스트리아령으로 편입되게 된다. 

(부르고뉴의 영토는 이후 캉브레 조약을 통해 프랑스왕국으로 

결국 돌아오게 된다.)

 

맥주는 서플랜더스 지방의 특산인 레드 에일(Red ale)이라는데

색부터가 찐한 붉은색이다. 

맛은 맥주를 마시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레몬 한개를 씹은 것 처럼 무지무지무지 신 맥주였다. 

사실상 사워 에일이겠지?

 

하도 신기해서 다른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와인이나 체리 람빅 느낌이 난다고 하는데,

단맛을 좋아하는 애기 입맛인 나로서는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 맛이었다.

 

나무위키에서 레드에일을 검색해보니 또 알게된 신기한 점은

"영국의 포터와 기원이 같다"는 점이다. 

구매한 책에서 내용을 알아보니,

포터도 기존의 올드 에일과 함께 여러 맥주를 섞어서 생겨났는데,

통안에서 장기간 숙성이되면 박테리아나 Brettanomyces(효모균의 일종) 로 하여금

시큼털털한 맛과 살짝 유즙이 섞인 맛을 내었다.

레드에일도 이런 스타일을 따라서 제조되게 되는데

상면발효 형태로 위에서 언급한 Brettanomyces ("Brett")을 첨가하여 

1년 정도의 숙성기간을 통해 신맛이 나게끔 유도한다.

 

과거에는 정립된 매뉴얼 없이 균을 집어넣어 

의도적이나 우연히 맥주가 숙성되도록 유도했다면,

지금의 레드에일은 여러 몰트의 혼합을 통해서 과거의 맛을 내고 있단다.

 

이 맥주는 그러한 레드에일의 대표 맥주이며, 

8개월 숙성된 에일과 18개월 숙성된 에일을 혼합하여 

생산한다고 한다.

 

강렬한 신맛과 체리향으로 인해 다른 맛이 머릿 속에서 잘 떠오르지 않았지만,

끝에는 살짝 달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처음이라 잘 적응되지 않았다만,

"벨기에의 버건디"라 불리는 

레드 에일을 맛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