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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ohol/정리

프리미엄 막걸리 트렌드로부터.. 단편적 생각

 

(출처: 한국일보)

우리술관련 유투브를 보다가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해서 간단한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국내 막걸리에서 알아주는 해창주조장에서 무려 11만원짜리 고오급 막걸리 '롤스로이스'를 출시한다.

 

 원래 해창주조장은 6, 9, 12도의 막걸리를 생산해왔었다.

2017년에 가족들과 함께 해창주조장에 방문했던 기억이 나는데

무엇보다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조그만 일본식 정원에서 한잔하면서

원투펀치 쎄게 맞은 듯한 묵직한 막걸리 맛에 감탄했던 것 같다.

회식가서 동료들에게 맛보여주려고 6병 샀던 기억도..

 

아무튼 이 해창에서 이번에 15도('해창블루')와 18도('롤스로이스')를 내놓는데

가격은 각각 1.5만 그리고 11만원이다.

마치 맥주로 치자면 배럴 에이지드 (barrel-aged) 느낌의 차별화가 분명한 막걸리이다.

내공이 탄탄한 해창주조장이 자신있게 선보이지만

11만원이라는 가격이 아직까지 서민의 술로 인식되는 막걸리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까는 미지수이다.

 

막걸리의 프리미엄화 전략은 2010년쯤 웰빙 붐을 타고 시작되었다.

좋은 품질의 쌀을 사용하고 아스파탐 무첨가, 장기숙성 막걸리 등의 타이틀로

국내 시장 및 해외 진출도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동안 침체를 지나서 2010년대 중후반이 되어서야

몇몇 큰 양조장들을 중심으로 하여

다시금 프리미엄 막걸리 이슈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특히 2017년부터 가능해진 온라인 판매를 통해

유통기한이 짧은 막걸리라도 각 지역의 특산 막걸리를 마셔볼 수 있게 되고

이는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출처 : thescoop.co.kr)

이리하여 과거 1~2천원에 대용량으로 즐길 수 있었던 막걸리는

어느새 '만원'을 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 층에게 수요가 급증하는 현실로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요새는 맥주,소주로 술 자체가 아닌 부차적인 목적으로 마시기 보다는

다양한 맛을 느끼고 다양한 술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브루어리에서도 여러 에일과 스타우트 종류를 전부 취급하듯이

막걸리도 이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스펙트럼 있는 라인업을 갖춘다면

보다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막걸리의 다변화 전략 역시 다른 주종과 비슷한 것 같다.

여러 맛을 첨가한다던가, 저도수로 생산하기도, 반대로 고도수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프리미엄 막걸리라고 붙은 고급화 전략 역시도 그 중에 하나이며

해창막걸리의 '롤스로이스'는 당분간 극(極)점에 점철될 것이다.

 

그런데 프리미엄 막걸리의 특징은 무얼까?

아래 기사를 베이스로 해서 보자면,

1. 외관 (유리병) 2. 고급쌀(유기농, 햅쌀, 찹쌀 등) 3. 전통밀누룩 4. 무감미료/첨가제

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171594

 

한편, 요즘 지역별 막걸리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유통망을 제대로 갖춘 네임드 있는 막걸리 브랜드들 뿐만 아니라

소규모 양조장들도 나름의 통합적인 유통기반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유통기한이 짧은 막걸리를 박스단위로 구매할 일은

회식용으로 사용할 경우 밖에 없을 것 같은데, 

자체 홈페이지나 전화주문을 통한 구입은 최소 12병입 박스 구매가

기본이기 때문에 구매하기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당연히 양조장 입장에서는 이유가 있으니 낱개 구매가 어렵긴 하지만..

 

다행히 술팜이나 옥션, 11번가 등 통합쇼핑몰이 소량 구매가 가능해지고,

요새는 다양한 막걸리를 취급하는 바틀샵이나 주점이 늘어가고 있는 것도

다행이긴 하지만, 프리미엄 막걸리 이면에 있는 영세한 양조장들의 

막걸리도 계속 유지하여 그 맛을 이어나가게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바래본다.

 

리스트업하다가 강원도에 몇몇 막걸리 양조장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는 뉴스를 보니

왠지 더 그런 생각이 나는 것 같다.

해창 18도는 로또가 되면 꼭 사마셔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