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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웨일즈 여행 첫째날, 남은 이틀은 하이킹에 주력해야하기 때문에 마을들 부지런히 다녀야 했다.
숙소를 Bangor 대학 기숙사에 잡아놓은터라 Conwy (콘위)를 후딱 보고, 체크인을 한 후에 베젤러트를 보는 것이 주 계획이었는데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을 다니는 버스루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던 탓인지, 베젤러트를 가려면 무조건 캐너번을 들렀다 가야만 했다. 보통은 차를 끌고 오겠지만 이렇게 뚜벅이로 오는 경우 이 버스루트가 큰 도움이 되니 홈페이지에 버스시간표랑 같이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자세히 보면 Bangor에서 Beddgelert로 곧장 가는 차량은 없다. 무조건 S4를 이용해서 가는게 편리하다.)
http://www.swissitalianpaddlesteamers.com/snowdonsherpa/llanberis-betwsycoed.html
아무튼 콘위는 바닷가에 위치한 콘위 성을 보러 갈겸 가는 중간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들렀다. 직접적으로 바다와 맞닥뜨린 곳은 아니지만, 강 하구에 위치한 항구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어느정도 바다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콘위 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강을 건너는 터널을 지나자 창밖으로 콘위성이 내가 제대로 도착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역 표지판부터 영어와 웨일즈어를 병기하여 웨일즈에 입성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작은 역에 딱히 짐을 보관할 곳이 보이지 않아 끙끙 짐을 들고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정말 작은 마을 이기 때문에 괜찮겠지라는 호기도 있었다. 역에 나와서 곧장 성으로 갔다. 들어가기 전 성벽을 올라갈 수 있게 했길래 입구인가 싶어 들어갔더니 그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산책로였다. 가방을 맨 상태기 때문에 쓸데없는 체력을 낭비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지그재그 오르막길을 거쳐 들어선 성에 도착했다. 구글맵에 나온 사진만 보고 가야겠다 마음 먹은 콘위성은 알아보니 Caernarfon, Beaumaris, Harlech 성과 함께 귀네드의 에드워드 1세 시대 성곽군으로 UNESCO 유산에 이미 등재가 되어있는 아주 소중한 건축물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강하구에다가 조그마하지만 항구까지 있는 이 곳은 상당한 전략적 요충지였을 것이 틀림없어보였다.
겉으로는 위풍당당해 보였지만 전쟁의 상처 탓인지 내부는 많이 허물어지고 남은 것은 성탑에 올라갈 수 있는 나선계단 정도뿐이었다. 이날은 마침 현장학습이었던지 많은 중학생들이 무리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억지로 끌려와서 그저 친구들과 구석에서 어울리기 바빴던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망루로 부지런히 올라갔다. 가장 높은 망루에 올라가니 아름다운 성곽의 모습, 마을의 모습, 햇빛에 비친 강 하구의 모습, 기차가 건너왔던 다리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가방 메고 힘겹게 나선 계단을 통과한 보람이 있었던가. 아래 쪽으로 내려오니, 어느덧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모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층 정도 내려오니 채플 같은 것과 좀 더 가면, 테라스 같은 곳이 나오는데 여기서 항구의 모습과 콘위의 세개의 다리 (철도, 차량, 도보)를 좀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현수교가 아름다워 내려가면서 빠르게 한번 들러보자라고 마음을 먹었다. 어쩌면 거기서 콘위 성의 외관을 조금 더 멋지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콘위 현수교는 가면서 검색을 해보니 토머스 텔포드라는 토목공학자가 지은 것으로 이게 현수교의 거의 시초라고 한다. 나중에 영국 여행 블로그 같은 것 검색을 해보니, 최초의 철교도 영국 어딘가에 있다고 하는데 산업혁명으로서 폭발적으로 모든 분야가 발전했던 중심지답게 그 당시 최초라는 타이틀은 아마 영국에서 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잠시 잊고 있었던 영국의 뛰어난 모습이 떠오르면서 런던 올림픽 개회식에서 전세계인이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이 영국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영국인들의 모습도 함께 포개어져, 그러한 인식으로 말미암아 현재 브렉시트로 혼란인 것까지 영국이라서 할 수 있는 진통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을 하며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며 옆에 있는 철교는 도대체 왜 터널을 씌운가 갑자기 궁금한 생각이 들어 다시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검색을 해보니 이 것도 나름 사연이 있는 오래된 다리였는데 (현수교가 만들어 진지 불과 20년 후에 완성됨), 초기에는 옆에 현수교도 있고하니 따라서 같은 방식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철도를 위한 용도이다보니 현수교로는 힘을 분산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여, 고민하다가 이렇게 터널 형태로 지었다고 한다. 그것도 단일 스판으로 지은 거라고 하니 신기하면서도 어디에서 이렇게 지은 교량이 있을까 싶다. 지금은 이렇게 짓는게 효율성이 없어서 짓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그런 역사를 가진 다리기 때문에 바꾸지 않고 관리를 해오고 있는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어 항구에서 피쉬앤칩스를 먹으려고 시내에 평점이 좋은 집에서 테이크어웨이를 하고 나왔다. 오늘도 역시나 날이 좋아서 그런지 모든 벤치에 사람이 그득그득했다. 어찌저찌 앉아 간단하게 먹은 다음 주변을 둘러보니 퍼핀인지 물개인지 귀여운 조각상도 팔고 볼거리가 많은 편이었다. 여기서 시간만 맞으면 페리를 타고 콘위성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는 것 같았는데, 어서 방고르로 넘어가야되기 때문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항구에는 신기한 볼거리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영국에서 가장 작은 집 (the smallest house in Britain)'. 입장료 3파운드와 마그넷 2파운드를 내고 아무래도 일행별로 들어갈 수 있다보니 5분 정도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1.8m*3.0m의 면적이니 2평도 안되는 집 보니 1층은 응접실 겸 식당 등등 다용도로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고, 2층은 침실이었다. 요즘 서울에도 비싼 땅값으로 인해 복층 형태의 집이 많이 지어진다고 하던데 그 시초일까 싶었다. 입장료를 받는 아주머니의 복장이 특이하여 함께 셀피를 찍고 다음 일정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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