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에서 전시중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WE"
리움미술관은 사전예약제로
현재 전시하고 있는 아래의 전시 중
하나만 선택하면 통합으로 관람이 가능했으나
아래 안내에 나와있듯이
3월 28일 부터는 예약한 전시만
관람 가능하다고 한다면,
앞으로 예약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취소표를 줍줍한 나로서도
카텔란의 전시 예약이 아닌
다른 전시 취소표를 예약하고
카텔란의 전시를 보러갔었는데,
당일 날 취소표도 카텔란의 전시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속 새로고침해서 얻는 수밖에 없겠다.
날씨가 좋은 금요일 어느날
리움미술관 바깥 분위기도 참 좋았다.
입구를 보니,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어떤 노숙자가 벽에 기대어 있었다.
잘 몰랐는데 여기서부터
카텔란의 전시라고 한다.
예기치 못한 의외의 연출을
좋아하는 듯한 그의 방향성은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디오가이드를 빌리려고 했는데
깜빡하고 신분증을 들고오지 못해
작품 자체를 있는 그대로 즐기기로 했다.
북치는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다는 소년과 함께
전시회의 유명인사같은 존재이기도 한데
일정한 시간을 두고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관람객의 느슨함을 긴장감으로 바꿔준다.
창가에는 각반인지 등산화인지 모를 신발에
식물이 심어져 있었는데
영국에서 트레킹할 때 한두번 본 기억에
반갑기도 한 전시물이다.
전시장 곳곳에는 박제된 비둘기가 많았고,
그 외에도 말, 강아지 등 여러 동물의 박제가
실감나게 있었다.
도심 한가운데 미술관 속에
새로운 자연, 그 안에 우리가 있는것만 같았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의외성을 추구하는
그의 정신세계가
신선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전시물의 연속은
곧 익숙해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래 작품은
어떤 면에서 참 충격적이었다.
'그(Him)'라는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뒤에서 볼 때는 평범한 소년이
기도를 드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니 그 소년은 히틀러.
반전영화같이
관람객을 놀릴 줄 아는
작가의 생각이 비범해보이는
작품이었다.
2층에서도 전시는 계속 되었다.
WE 전시회 홍보에서 자주 보이는
박스테이프에 바나나 붙인
코메디언(Comedian)이란 작품
"과연 바나나는 언제까지 버텨서
교체를 할까?"라는 공상 중에,
알고보니 카텔란의 전시품 중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라고 한다.
이 단순한 것이 12만달러에 팔리고,
관객이 바나나를 떼서 먹기도 하는 등의
이슈로 관객몰이를 제대로 했다고 한다.
말의 머리가 벽에 들어간 작품에서는
"반대편에 말의 머리는 과연 있을까?"
싶어 뒤편으로 가보려했더니
막혀있어서 아쉬웠다.
교황이 드러누운 형상인데,
표정이 정말 돌에 깔려
'아이쿠야'하는 모습이
너무 실감나서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모두라는 작품은
9개의 조각상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마치 시체에 천이 덮힌 것마냥
죽음의 현장을 마주한 것 같았다.
2층 한 편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데
무엇인가 했는데 예배당을 축소해놓은 작품이라
한 번에 3명 밖에 들어갈 수 없어
줄을 길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로 유명한
시스티나 대성당을 모사한 것으로서
합판 같은 나무 표면에 그려넣었지만
잘 묘사가 되어
약간의 위압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우리시오 카텔란의 전시
6월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꼭 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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