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오봉산과 마당바위 (한국의 프레이케스톨렌?)

등산로를 이리저리 찾던 중에 우연히 발견한 오봉산. 근처에 주사암과 마당바위가 있는데 의외로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지로 많이 사용되었던 곳이라고 해서 등산 시도겸 차로 주사암 주차장까지 올라갔다.

잔뜩 쫄은 상태로 1차선 S코스를 아슬아슬하게 올라간 끝에 주사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약 7~8대 정도 주차를 할 수 있어보이는데 여기까지 와서 차를 댈 곳이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산 아래에는 여근곡이라고 해서 과거 선덕여왕이 개구리 울음소리에 따라 여기에 병사를 매복시키고 백제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뒀던 설화가 있는 곳이기도 하며, 옥문지라는 우물이 있다고 한다. 이 곳으로부터 차로 올라오면서 가파른 길을 걸어서 올라오는 몇몇 분을 보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주차를 하고 정말 5분도 안걸려서 오봉산 정상표지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상에서 탁트인 전망이 드러나 멀리 경주 남산도 보일 정도였다. 다음으로 아내해주는 화살표를 따라 마당바위로 이동하였다. 가는 길에 주사굴이라고 해서 굴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임금과 노승의 설화가 담겨있는 장소도 있었다.

드디어 마당바위 도착. 이 곳은 김유신이 보리로 술을 만들어 이곳에서 병사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으로 대구에서 경주로 오는 길목에 위치한 주요한 성이었다는 부산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요충지에 김유신이 부임하여 병사들을 통솔했다는 이러한 설화가 남아있을 법해 보인다. 마당바위는 그래도 2백명은 앉아있을 정도로 넓어보였는데 마당바위 위에 있는 것보다는 옆에서 보는 것이 보다 더 실감이 많이 날 것이다.

마치 노르웨이의 유명 트레킹 코스인 프레이케스톨렌이 어렴풋이 생각날 정도의 자태였다. 푸른 나무로 뒤덮여 있는 곳에서 불쑥 튀어나온 거대하며 널찍한 바위의 모습이 참 이질적이었다. 혼자 산행을 온터라 찍어줄 사람이 없어 아쉬웠지만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

구경을 마치고 다른 길로 가보니 주사암에서도 마당바위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이러한 산 중턱 절벽으로 암자가 있다니. 아마 절로 수행이 잘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