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칠불암코스를 통해 일출명소인 신선암 마애불상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요새 일출시간이 워낙 이르기 때문에 (곧 하지가 다가오고 있다..) 새벽 3시부터 준비하고 길을 나서야 했고, 밤새 뒤척이다가 알람소리에 2초 정도 고민을 하고 발걸음을 나섰다.
칠불암코스는 삼릉코스 정도로 남산 등산코스에서 유명한 곳인데 코스가 전반적으로 정비가 잘되어있고 완만한 등산로임에다가 옆으로 졸졸졸 흐르는 계곡 시냇물로 인해 더위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주차장은 통일전 주차장보다는 염불사를 내비를 찍고 골목길 최대한 안쪽으로 오면 7~8대 정도 주차하는 장소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른 시간에 이 곳에 와야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산할 때 보니 더 들어오면 조경업체가 있는데 부근의 빈 땅을 이용해서 주차하는 경우도 보았기 때문에 선택은 본인의 몫!)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나와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차량 1대가 도착해있었다.

진입로에는 조경업체가 있고 길이 매우 평탄하며 약간의 빛이 비추고 있어서 불빛도 없이 갈 수 있었지만 경주국립공원 표지판을 지나면서부터 깜깜한 어둠으로 바뀌어 핸드폰 플래시에 의존하여 일출 시간에 늦지않게 도착하고자 발걸음을 서둘렀다.
(하산할 때는 참 길어보이는 등산로를 돌이켜보면 어떻게 이렇게 서둘러 올라갔던 것인지 모를일이다.) 칠불암 부속건물이 보이게 되면 갑자기 이 곳에서 급경사로 계단을 만나게 되는데 칠불암-신선암 구간 정도만 급경사이고 나머지는 무난한 편이다.




일출 명소는 신선암이기 때문에 칠불암에서 들리는 목탁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신선암으로 올라갔다. 원래 절벽 구간을 통해서 마애불상을 맞이하는 길이 있기도 하지만 안전 목적으로 길이 폐쇄되었고 안전한 길은 뒤쪽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일단 능선까지 올라와서 표지판에서부터 왼쪽으로 길을 따라 조심히 내려오면 된다.



부리나케 온 덕택에 해가 뜨기 전에 불상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숨 돌리면서 차분히 뜨는 해를 기다렸지만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아쉽게도 일출시간에 맞게 해를 만날 수 없었다. 일찍 일어나 피곤한 기분이 들어 해를 볼 수 있을 때까지 불상 앞을 지켜보기로 했다.
한 40분쯤 지났을까.
떠오르기 시작한 해는 순식간에 불상을 비추기 시작했다. 사진기사님들이 잘 찍어놓은 느낌의 그런 불그스름한 햇빛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나에게는 노력을 보상해주는 풍경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암자 아래서는 목탁소리와 남산을 집삼아 울어대는 새들의 목소리까지.. 고요한 적막에 이따금씩 아침을 일깨워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신선암에서 일출 감상을 하며 어느정도 기력을 회복했던 탓인지 힘이 나서 온 김에 고위봉까지 올라가보기로 하였다. 트랭글 어플에는 신선암 부근에 찍을만한 봉우리는 '봉화대봉'과 '고위봉'이 있어서 온김에 두 군데를 모두 접수하기로 결심했다. 능선상으로 봉화대봉이 먼저 접근하기 좋아 봉화대봉으로 이동하였다.



봉화대봉의 이름은 이 곳에 과거 봉수대가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수대의 관리 문제로 인해 접근이 불가한 상태였고, 최대한 근접해서 트랭글 인증을 받고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고위봉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네이버 등산로에 표기되어 있는 등산로가 생태보전을 위해 국립공원에 의해 폐쇄가 되어 있어서 하는 수 없이 다시 온 길로 돌아나올 수 밖에 없었다ㅠㅠ 등산로 업데이트를 해야되나..



신선암 부근을 제외하고는 길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무탈하게 고위봉에 도착하였다. 고위봉은 남산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이무기능선의 종점이기도 한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




다시 원점회귀를 위해 하산을 하던 중.. 등산을 하면서 스쳐지나갔던 것들에 대한 사진 기록이다.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들머리에 위치한 조경업체에서 일부 공간을 등산객들에게 내주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는 점이다. 깜빡하고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방이도 있고 해먹도 있는 것 같았다. 여기서나 한숨 자고 내려갈껄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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