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키미아까지 로드트립을 단행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 돌고래를 보기 위함이었다. 예전에는 바닷가에 들어가서 돌고래들이 다리사이로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자극적(?)인 후기에 홀라당 빠져서 처음부터 최종 목적지를 여기로 한건데 실제로 그정도는 아니지만 수족관도 아니고 일반 해변으로 🐬가 찾아온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돌고래가 활동하기 좋은 구역도 정해져 있는데 보통 물살이 세지 않고 수심이 깊지 않은 곳을 좋아하는데 이곳 샤크 베이(Shark Bay)가 최적의 지역이라서 돌고래들이 많다고 한다.

7시 45분부터 피딩타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서 부둣가로 발걸음을 떼었다. 반도 지형이라서 덕분에 오랜만에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붉으스름한 햇살을 맞으며 잠을 깼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돌고래 등장 전 펠리컨이 손님으로 등장하여 인사하였다. 우리가 걸어오던 sea front villa 앞에는 나중에 찾아볼 에뮤 일당이 돌아다니는게 멀리서 보였는데 우선 돌고래부터 봐야해서 자리를 유지했다. 멍키미아에 온 이상 반드시 돌고래와 에뮤 둘 다 보고 가야한다! (의외로 야생에뮤를 보는 것이 쉽지 않음..)
시간이 되자 크루가 나와서 돌고래 설명을 하고 해변가로 걸어나오기 전에 어제 끊은 공원 입장권을 제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가까이서 보려고 들이닥치자 처음 검사하던데 점차 의미없어지는 것 같다. 어찌되었든 나는 해변가에 아내는 jetty라 불리는 부두에서 보기로 했다. 어떤 할머니는 아쿠아슈즈를 챙겨와서 아예 물에 들어가계셨다. (그러면서 나보고 뒤로 나오라는 황당한 제스쳐^^;;)

부두 뒤쪽으로 돌고래가 등장했다. 총 3마리였는데 설명해주는 크루가 부두와 30m 정도 떨어져있는 해변가에 있어서 돌고래들도 대부분 그쪽에있어서 부두 근처에서 보다는 중앙 해변가에 있는데 위치상 좋은것 같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도 피할겸 그쪽으로 이동하여 가까이서 드디어 가까이서 돌고래를 영접했다.


느릿느릿 유유히 헤엄치는 돌고래의 모습에 참 신기했다. 입구에 표지판이 있기는 하지만 돌고래는 지느러미의 형태로 구별을 할수가 있는데 어떤 돌고래는 공격을 받아서 이빨자국이 남아있기도 한다고 한다. 가까이서 보니 더 잘보이는 돌고래의 눈동자는 약간 피곤해보이기도 했다. 어서 밥좀 달라는 신호인가...?
설명을 마치고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양쪽에서 먹이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아내가 가까이서 보게하려고 부둣가에 올라왔다. 냠냠 맛있게 먹이를 먹는 돌고래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건강하게 살길 바랐다. 서호주는 동물천국이라지만 로드트립을 하면서 실제 야생동물을 마주치는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겨울이라 그런가.. 캥거루나 여우 몇마리 정도? 그래서 이런 피딩 포인트가 있는듯 하다.

돌고래 구경을 마치고 슈퍼마켓에서 기념품을 산뒤 에뮤 탐색에 나섰다. 바닷가에 고대로 있을줄 알았는데 보이질 않아 못보고 가는건가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퍼스로 복귀하기 위한 시간은 점점 촉박해지는데 이대로 에뮤를 보지 못하면 어떡하지?? 아내와 나는 갈라져 돌고래 관람 전 에뮤가 발견된 해변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해변가에서 찾을 수 없던 에뮤들.. 약간 포기상태로 주차장으로 올라가고 있던 찰나 Sea front villa 앞에서 에뮤를 드디어 발견했다. 이 녀석들은 이미 먹이를 찾으로 안쪽까지 진출(?)해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에뮤는 타조와 비슷한 외양인데 머리가 거의 벗겨지고 솔직히 못생겼다. 그런데 성격이 생각보다 거칠어서 잘못건드리면 공격을 당할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들어서 간격을 유지한 상태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차장 근처에서 다시 발견은 다른 에뮤 무리들을 친근하게 여자아이가 만지던데 반응이 없는 것 보면 이미 이 곳 에뮤도 어느정도 때가 탔구나(?) 싶었다.

멍키미아 리조트에서 나와 데넘에서 앞으로의 빡센 장거리 여정을 위해 기름을 채워넣고 슈퍼마켓에서 식량을 구했다. 드디어 이 곳의 유명한 초콜릿 과자인 pods를 영접했다. pods는 세가지 맛이 있는데 스니커즈, 트윅스, 마스 초코바 맛이 있다. 호주 초콜릿 진열대 보면 영국과 영락없이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일단 가장 많은 라인업을 자랑하는 캐드버리가 꽉 차있는 것부터 해서 초코바튀김으로 유명한 Fried Mars의 그 Mars 초코바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오랜만에 추억(?)을 느끼고자 Mars 맛으로 골랐는데 정말 엄청 맛있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도로..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리조트 근처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뙤양볕 아래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사람들을 보면서 역시 서양인은 강인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레스토랑 예약건으로 인해 황급히 지나쳤던 쉘 비치 (Shell beach)에 도착했다. 도로 옆에 주차장이 있길래 금방 보고 나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해변은 엄청 넓었고 우리가 보려는 조개껍질해변은 적어도 5분 이상은 걸어야 나타난다. 이 곳의 특징은 염도가 일반 바다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다는 점이다. Shark bay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조류가 심하지 않은데다가 이 곳 특유의 높은 기온으로 인해서 마치 염호와 같은 현상이 발생해서 그런 것 같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저번에 Lake Thetis에서 보았던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생장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 곳의 고염도 바닷물의 이유로 이 곳에서 자라는 특별한 식물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러한 고염도에 의해서 Fragum Erugatum이라는 새조개의 종류만이 이 해변에 번성하기 시작했고, 그 조개의 껍데기들이 두껍게 퇴적되어 있다고 한다. (이 패각류들이 퇴적되어 Coquina라는 패각암을 형성하여 건축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바닷물에 들어가보았는데 따뜻한 수온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겨울이라 그런지 약간 쌀쌀한 느낌이었다. 파도도 별로 없는 잔잔한 바닷가. 우리는 조개가 만든 해안언덕에서 사진을 찍었고, 이제 남으로 남으로 계속 차를 타고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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