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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오기 전 한국 모 방송사에서 예능으로 나왔던 스카이섬 (Isle of Skye). 바로 하이킹 천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는 이곳은 스코틀랜드에 오게 되면서 언젠가 한 번 가고 싶었던 곳 중에 하나였다. 친구들과 함께 렌트카를 빌려서 그 기회를 실현 시키게 되었다. 아무래도 글래스고에서 꽤 떨어진 곳이고, 섬 자체도 하루면 볼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기 때문에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녀왔고 오늘은 그 첫 날에 대한 기록이다. 아무래도 첫 날은 주로 섬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스카이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Portree까지의 거리가 약 350km인데다가 중간에 들르는 곳까지 포함하면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더군다나 첫번째 영국에서의 운전은 여러모로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시내에 있는 렌트카 업체에서 풀보험을 들고 출발하였다. 역시나 반대방향으로 운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시내나 고속도로에서는 노면폭이 여유가 있었지만, 점점 외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져 잔뜩 예민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운전도 쉴겸 저번에 개인적으로 방문했던 로크로몬드의 서쪽에 있는 Inveruglas였다. 가장 남쪽에 위치한 Balloch에 비교한다면 거의 북쪽 끝에 위치한 곳이라서 그런지 더욱 고요하였다. 여기에는 나무로 만든 피라미드 비슷한 조형물의 전망대가 있는데 아주 잠깐만 오르면 호수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주차장 돈내는 기계가 망가진 통에 공짜로 주차를 하게되어 시작부터 여행운이 따르나 싶어, 커피를 마시며 짧게 쉴 수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비로서 로우랜드를 벗어나고 하이랜드의 광활하고 황량한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바다를 본 것마냥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기에, 잠시 차를 갓길에 댄채 사진을 연신 찍었다. 그냥 투어버스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랄까.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자연 속 저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Glencoe에 들어서기 전 원래 Three sisters라고 세개의 봉우리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viewpoint가 가면서 있지만 이번에도 결국 들르지 못했다. (이 곳을 세번정도 지나갔지만 항상 주차장에 만차여서 투어로도 결국 지나가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Port William에서 점심도 먹을겸 시간을 보낸 후 열심히 운전한 덕에 생각보다 일찍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스카이섬에서의 숙소는 'Pod'이라고 하는 약간 조그만 오두막 느낌의 집인데 여기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형태의 숙소이다. 호텔/호스텔과 달리 독채기 때문에 구분되어 있고, 부엌시설도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4인이 잘 수 있다고 하여 괜찮겠거니 했는데 침대가 1개 밖에 없길래 알고보니 조그만 거실에 있는 그 소파를 펼치면 침대가 되는 구조였다. 싼맛에 자는 거라고 위안할 길 밖에..
스카이섬에서 볼만한 것들을 대충 지도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퀴랑(Quiraing)은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이며, 올드맨 스토 (The Old man of Storr)도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할 수 있지만 역시 트레킹을 해야 하는 곳이다. 네이스트 등대, 킬트락, 슬리가찬 다리 정도는 차량으로 이동하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지역이다. 숙소에도 워낙 이곳이 트레킹으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섬에서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알려주는 책과 숙소 주변에 5-10km 정도 다닐 수 있는 트레킹 정보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진짜 다행이었던 것은 우리 중 누군가가 날씨요정이었던 것인지 2박3일동안 단 한번도 비를 마주친 적이 없고 돌아오는 길에 폭우를 만났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보다보면 몇몇은 악천후로 트레킹을 포기하기도 했다는 걸 보았는데, 그것도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겠지만 우리는 정말 최고의 컨디션에서 여행을 할수 있도록 축복받았던 것에 감사한다.
오늘은 딱 한군데만 가는데 바로 페어리풀 (Fairy's Pool), 요정들의 수영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스카이섬에서의 운전 역시 주의할 점이 있는데 몇몇 주요도로를 제외하고는 전부 1차선이기 때문에 항상 맞은 편에서 오는 차량을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고라니 마냥 여기도 도로가에 양들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어둑해지는 밤에 특히나 조심해야 했다. 페어리풀 주차장에서 내리니 역시나 바로 보이지 않고 약 30여분 정도 걸어야 나타나는 것이었다. 저 멀리 뻗은 길의 끝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역시나 웅장한 주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가며 이동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잘 나온 사진을 상상하며 기대했던 장면까지는 아니었지만 투명한 그 물웅덩이가 너무도 반가웠다. 상류로 올라갈 수록 이 물줄기는 형태를 바꿔가면서 빠르게 그리고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자그마한 폭포에서 다같이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바람을 쐬서 마주한 하늘,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별들이 가득 밤을 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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