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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지정학 지금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국제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작은 지침서

 

 프랑스의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이자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의 수장인 파스칼 보니파스가 쓴 2019년 작을 읽어보았다. 지정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개념에서부터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은 지리적인 관점으로 세계의 각종 문제들을 짚어보고 있다. 세계의 각종 문제와 분쟁을 처음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지만, 이미 관련한 내용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연구 중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단순한 사실 나열의 연속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최초로 지정학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사람은 스웨덴에 요한 루돌프 셸렌 (Johan Rudolf Kjellen)으로 정치학의 하위 학문으로서 지리정치를 설명하였다고 한다. 그는 "지리적인 유기체로서 공간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나는 국가에 대한 과학"이라고 언급하였다. 어쨌든 지정학이라는 것은 '지리, 공간'에 관한 영향력이 사회, 국가에 미치는 것에 대한 학문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정치지리학과는 다른 지리적인 측면에서 그 관계에 집중하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어서 지정학 이론을 정립하였던 알프레드 마한, 매킨더, 하우스호퍼, 라코스트, 등의 이론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그는 세계의 문제들로 10가지: 글로벌 거버넌스의 부재, 테러리즘, 핵무기, 전쟁, 지구 온난화, 문명의 충돌, 몰락한 국가, 우주, 사이버, 대이주 등으로 다루었는데 각각 4~8페이지 정도를 할애한 작은 책이기 때문에 수박 겉햝기 식으로 일부 학자들의 주장과 현실 세계에서 발생한 사실 위주만 정리해도 이미 충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슈들이 현재 가장 부각되고 있는 점은 틀림없고, 저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도 끝에 정리가 되어있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저자는 분쟁지역 14개를 돌아본다. 지금 가장 뜨거운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부터 시한폭탄 같은 중국-대만, 남중국해, 이슬람 국가들, 그리고 한반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요즘 다른 시각들에 대한 의견을 많이 접하다 보니 보니파스는 확실히 서방세계를 대표하는 학자로 프랑스인으로서 미국의 역할과 한계, 문제점 등에 대해서도 짚어주지만 큰 틀에서는 서방세계의 시각을 보여주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21세기에 예견되는 거대 담론들을 살짝 짚어주고 있다. 미래에 국가라는 개념이나 국경이 존재할 것인지, 발전한 정보통신기술에 의한 전체주의 (빅 브라더 같은 것?)가 등장할 것인지, 유럽은 쇠락할 것인지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총체적으로 보았을 때 드는 느낌은 저자가 지정학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썼다면 보다 세계적인 이슈를 지리적인 관점에 의해 설명을 해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피상적으로 주제에 대해 접근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2020년에 썼던 '지도로 보는 세계정세'는 큰 지도를 통해 가시화했다면 이 것은 그에 대한 요약본이었을까. 한 편으로 내가 놓치고 있던 부분들에 대한 키워드를 살펴보고 관련 정보를 확인한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예: 중국의 디지털 일대일로, 분리주의 세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