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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웨스트포인트에서 꿈꾸다: 생도 교육이란..

  미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의 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돌아온 선배가 그곳에서의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보고 배우면서 느낀점에 대해서 쓴 에세이였다.  생도를 교육함에 있어서 돌아봐야할 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만한 책인 것 같아서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미육사 생도들의 모토처럼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생도들의 자발적인 자세이다.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그들의 신념을 통해 어떤 힘든 상황을 피하기 보다는 즐기려는  마치 '케세라세라'의 모습을 가진 것 같았고, 과거를 회상하게끔 해주며 스스로를 다시 반성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떠한 전통을 변덕으로 인해 무너뜨리는 것은 쉽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고 전통처럼 가꾸어나가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들 한다. 3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웨스트포인트를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꼰대(?)같은 입장일 수도 있지만 현대의 가치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사관학교 특수의 조직에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복무신조라던지 군가라던지 암기를 강요하는 내용에 있어서도 그것이 왜 암기를 해야하는 것인지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따르게 하는 내부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그러한 암기가 인권침해라서 그만해야한다는 외부의 시선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번 무언가를 포기하게 되면 계속 포기만 하고 점점 약해지기만 할 것이다. 

 

  미육사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IOCT라는 실내체육관에 설치된 장애물을 제한시간 내에 완주하도록 요구받는 시험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투상황에 유용한 기술을 체육과목에 적용하여 활용하기도 하며, 그로부터 특수한 요건을 부여하여 자발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 또는 그룹별로 운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수업에 관련된 점으로는 미리 예습을 의도적으로 하게끔 만든다는 것이었다. 정확히 어떠한 방식을 사용하는지 책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공부해야할 페이지와 그 안에 있는 문제들을 풀어야한다고 한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읽기자료 (흔히 논문 요약본일 것 같다)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과제물처럼 작성하고 현장에서는 토의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한다고 한다. 생도생활이라는 것은 늘 바쁘지만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자기주도적인 방식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공학 분야에서는 이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생도들이 게임처럼 자발적으로 훈련과 체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좋아보였다. 1학년 때는 GPB(German Proficiency Badge)를 2학년 때는 Recondo 뱃지를 수여하는데 Recondo 뱃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독도법, 행군, 장애물 코스, 사격, 체력검정, 수영 등에서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만 한다. 마지 공수훈련을 받고 공수마크를 달고 나서 뿌듯함을 얻는 것처럼 단순히 체력특급을 받지 못해서 외박을 통제된다는 채찍 위주의 방법보다는 뱃지와 이를 생도 평가에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방식으로 뱃지를 가지고 있는 대상이 선망되도록 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Cadet Candidate라는 생도 지망생방문체험제도 역시 눈여겨볼만한 제도인 듯하다. 사관학교로 오고 싶어하는 생도들에 대해서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서 고등학생들이 1박 2일 동안 담당생도의 인솔하에 그들의 생활을 그대로 함께한다는 것이다. 책에 쓰여 있는 것 처럼 이러한 제도를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덤이지만, 무엇보다도 외부인이 함께 함으로서 생도들이 자발적으로 그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동기부여를 자극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있는 모습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다. 수업 시간을 함께 참석하게 된다면 졸거나 집중하지 않게 되는 모습도 줄어들게 되며, 생활관 내에서도 스스로 엄격한 생활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관심있는 자원을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긍정적으로 발전하게 된다면 학교 홍보효과까지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생도 훈육에 있어서 생각해볼 점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여유있게 1년의 긴 호흡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아보여서 다 가져다 붙이게 되면 생도 교육의 목적성만 상실하게 될 것이다. 한 편으로는 생도의 하루 일과가 타이트하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웨스트포인트의 시간계획을 바라보니 그것은 바쁜 일과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많은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전쟁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더 바빠보이는 그들의 일과는 (심지어 체육수업과 일반학 수업이 혼재되어 쉬는시간은 뛰어다니기 바쁜 일과) 바빠서 지쳐보이는 연민의 감정은 잠시 접어두어야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