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는 군사적인 용도로서 가장 정확하고 효과적인 수단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 정보의 보안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군사시설이 포함되어 있는 정밀도가 높은 일정 대축척 지도 이상은 보안 상 유통이 금지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이야 3차원 입체적인 전투가 가능한 정도로 무기체계들이 발달되어 왔지만 과거의 지상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지형이 차지하는 요소는 상당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지금은 전자지도의 형태로 지도의 유통이 더욱 간단해졌지만, 사이버 해킹이나 전자기파(EMP) 공격으로 인한 파괴를 이유로 보관에 대한 이슈 또한 발생하고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 구소련 지도학자들로부터 자행된 지도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기만하는 행위가 국가 단위로 벌어진 점은 지도와 보안 관점에서 참고해볼 만 하다. 물론 미국도 음모론에서 점점 들려오는 것처럼 일부 군사기지 등을 지도 상에 표시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소련의 경우는 비밀 도시들의 위치를 아예 옮겨놓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당시 소련은 일반 판매용 지도 상의 마을, 해안선, 하천, 고속도로, 철도, 건물, 경계 등의 위치와 형태를 고의적으로 왜곡하여 미,영 정보부들에게 허위 정보를 주고 은폐하였다. 그럼으로써 그들의 미사일의 목표지점을 노출시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책에서 보여주는 로가시키노(Logashkino)나 살미(Salmi) 등의 예를 보면 시기마다 발간되는 지도에서의 도시의 위치가 계속 바뀜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지금처럼 정보의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시기 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일이었다. 이러한 조작극은 인공위성의 발전으로 자연히 사라지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행위 자체가 자국 국민을 혼란스럽게 함과 동시에 정책입안자들마저도 혼란을 끼치는 부가적인 소요가 커졌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인공위성의 발전으로 지도정보의 공개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발생한 911테러는 미국에게 현상변화를 일시적으로 요구시켰지만, 다른 분야로 끼칠 영향을 고려해본 바 지도 정보에 대한 통제보다는 개방성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지도학자 브라이언 할리(Brain Harley)는 정부 간행 지도라도 하더라도 '가치 중립적'인 과학적 재현물이라기 보다는 특정 이념의 표현물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정부 당국이 두 가지 형태의 지도 검열을 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 째는 국방을 위한 비밀 유지의 검열이고 나머지는 사회정치적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침묵의 검열이라는 것이다. 두번째 검열은 지도 상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없고 결국 정부가 원하는 형태의 주제만 남게 될텐데 이 때 정치적으로 난감하고 언급하고 싶지 않는 것들은 자연히 생략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현재는 상업 인공위성이 많아진 시대로 인공위성 사진이 어느 때보다 범람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에 신뢰성 있는 국가라는 조직 아래서 만들어진 인공위성으로부터의 데이터 세트는 신뢰성이 높겠지만
이제 인공위성이든 드론이든 항공기 등 공중에서 얻어지는 영상에 대한 사진의 접근성은 높아진 반면,
반대로 상대방을 오도시키는 수단으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상의 출처에 대한 신뢰는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마치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홍수가 쏟아졌지만 그 중 허위 정보가 많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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