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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끄적끄적

스승의 날을 보내며


올해는 마지막으로 교수소리를 들으며 스승의 날을 보내는 해이다. 아쉽게 스승의 날에는 휴가로 자리를 비울수 밖에 없었지만, 단톡방을 통해 다른 교수들이 전해온 제자들의 감사에 멀리서 기분이 좋아졌다. 작년에는 이런 행사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올해는 자의인지 타의인지 모르지만 학과가 한데 모여 행사를 가지는거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다. 학과에 사람은 많고 심지어 같은 학년이지만 반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부대끼는게 사람사는것 같기도하고..

다음날, 전공수업을 1시간하고 쉬는 시간 제자들 여럿이 찾아와 전날 드리지 못한 카네이션을 달러 내 연구실을 찾아왔을 때, 겉으로는 민망해서 내색하지 못했지만 제자들에게 깊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보람도 느낌과 동시에 더 제자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스승의 날은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감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일이라지만 짧게나마 제자라고 가르치는 나로서는 스스로에게 스승의 자격이 되는지 자문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 같다. 이런 자리가 익숙한 사람들은 감사 받는 것 자체가 점점 무던해지겠지만 스승이든 제자든 서로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의 시간이 되었길..

돌이켜보면 나에게 스승은 누구였던가?
그것은 누구든지 시간이 지나면 정해지게 되어있다. 학창시절 나의 선생님들을 보며 감사함은 있지만 그들이 나에게 어떠한 인생의 깊은 인상이 남길 정도의 영향력을 주지 않았기에,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이런저런 핑계로 연락은 끊어지게 된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도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사람? 화를 내었으면 냈지 인격적으로 존중할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던것 같다. 그러면서 반대로 지금의 나는 제자들에게 어떤가? 그들에게 인간적인 영향력을 주고 있는가?

끝으로 졸업한지 1년이 지나고, 내 전공제자도 아니었음에도 한 과목 수업을 들었다고 스승의 날에 연락을 준 제자에게 더욱 고마움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