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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15초 후에 죽는다: 기발한 특수설정 미스터리의 향연


  최근 출판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15초 후에 죽는다' 추리소설을 읽었다. 저자 '사카키바야시 메이'는 2015년 단편작 '15초'로 등단하며 여러 단편작을 남겼는데 이 중에 4편의 단편을 모아 출간된 단편집이다. 다 읽어보면 15초라는 단편으로 등단을 해서 그런지 15초라는 개념에 집착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첫 단편작인 '15초'는 누군가에게 총을 맞아 죽어가는 주인공의 죽기 전 15초를 초시계로 시간 재듯이 흘려보내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나를 죽인 범인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지 풀어나가는 소설이다. 이른바 죽기 전 '다잉 메세지'를 남긴다는 설정인데 주인공은 이를 역이용하여 살인범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하려고 한다. 마지막에 살인범이 누구인지는 밝혀지고 나서 둘 사이 있었던 살의의 배경과 새로운 진실이 밝혀지며 끝을 맺는다. 그 상황에 집중하느라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은 일본 추리소설에서 뻔히 보이는 설정인데도 의외처럼 느껴졌다.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의 설정도 흥미롭다. 추리물 드라마를 보는 남매의 이야기로 시작되며, 드라마 속 플롯을 한번 훑어주며 드라마 속에서 제시하는 추리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과 동시에 매 화 마지막에 제공되는 추리문제가 없었던 마지막화에서는 무엇이 과연 문제였던 것인지 밝히는 것이 핵심 키워드였는데, 이렇게 드라마와 연결지어 추리가 진행되는 방식이 신선했다. 마치 요즘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몰아보기와 같은 느낌이다.

  '불면증'은 솔직히 재미없게 읽어서 생략.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사건'은 여기서 본 4개의 단편 중 가장 베스트였다. 여기서의 특수설정은 적토도라는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머리를 15초간 몸에서 분리되어 있어서 살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는 전제조건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머리가 없고 불태워진 학생의 시신이 신사에서 발견된다. 이 시신의 주인공이어던 가쓰토는 습격을 당하고 머리통이 떨어져 나가서 죽을 위기에 처했으나 우연히 마주친 친구 고우에 의해 이두일체의 형태로 살아남게 된다. 이후 또 다른 친구 도모히로를 만나 15초마다 머리를 교환해가며 살아남게 되는데.. 과연 가쓰토를 공격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외지인들에게 밝혀지지 않은 이 섬의 특성이 과연 외지인인 경찰관에게 공개가 될까? 라는 포인트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단편이었고, 마무리도 해피엔딩처럼 잘 정리되어 좋았다.

  요즘 특수설정 미스터리물이 꽤나 주목받고 작품들도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볼만한 작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