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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남자의 마음이 기상천외한 트릭을 만들어내다.


  시마다 소지는 지난 번 '점성술 살인사건'으로 접해본 것이 처음인데, 독자들에게 트릭만큼은 인정을 받고 있는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작품을 두 번째로 접해보았다. '점성술 살인사건'도 소년탐정 김전일의 한 에피소드에서 핵심트릭으로 쓰였었던 것인데, 이 소설에서 사용된 트릭 역시 김전일의 마술열차 살인사건에서 차용되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이야기의 시작은 단순한 '소비세 원한 살인사건'에서 발생한다. 당시 가게에서 소비세를 따로 받으며 물건값을 비싸게 받게 되는데 앙금을 품고 한 노인이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으로 처음에 여겨졌지만, 노인의 성품이나 유아유괴 살인사건으로 장기복역을 하여 감방에서 매우 고생을 했던 노인의 과거 등을 미루어 이상하게 여긴 형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과거를 추적하여 둘 사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아마도 소설이 쓰여진 당시에는 소비세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논란을 일으켜서 이를 소재로 삼았던 게 아닌가 싶다.

  노인의 과거를 쫓는 형사는 홋카이도에서 수십년 전에 하룻밤에 발생한 미스터리한 현상과도 맞닥뜨리게 된다. 밀실인 화장실에서 자살한 피에로의 시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사건, 열차에 치여 죽은 시체가 갑자기 사라진 사건, 하얀 거인에 의해 기차가 하늘로 날아올라 탈선한 사건 등 연속적으로 발생했던 홋카이도의 삿쇼 선과 하코다테 본선의 일이다. 노인의 과거는 바로 여기에 맞닿아 있었고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조금 더 그의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홋카이도에 있는 형사와 협력하면서 형사는 모두 종합하고 형사는 모두가 기이한 일로만 여겼던 그 날 노인이 벌였던 트릭을 밝혀내며 왜 노인은 가게 여주인을 살해했는지 진상을 드러내는데 성공한다.


  시마다 소지는 철도를 이용한 트릭을 종종 선보였는데 위의 그림처럼 삿쇼선과 하코다테 본선을 넘나드는 트릭을 이번에는 선보였었다. 삿쇼선은 작가가 트릭을 위해 만든 가상의 선인 줄 알았으나, 실제로 검색해보니 존재하는 노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홋카이도이료다이가쿠까지만 운행하고 그 위에는 폐선되어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실제로 하코다테 본선과 병렬로 이어져 있는 노선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실은 위의 저 그림 자체가 상당한 트릭에 가깝다. 일본 지명을 잘 모른 상태로 그림을 보면 두 선로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특정 구간에서 선로는 2km 정도만 떨어져 있었던 것. 노인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트릭을 완성하게 된다. 홋카이도를 한 번 가보아서 그런지 알만한 지명이 나와서 반가웠고, 그보다 철도를 이용한 뛰어난 트릭을 보여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