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5 - [Travel/West Australia & Malaysia] - 쿠알라룸푸르 레이오버 여행 4. 시내 중심부 (므르데카 광장, 술탄 압둘 사미드) 에 이어..
마지드 자멕(Masjid Jamek) 역은 상당히 복잡했는데, 여기서 Gombak 방향으로 가는 RapidKL (LRT) 지하철을 타야 페트로나스 타워가 있는 곳 (KLCC역에서 하차) 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어떤 지하철 환승역은 환승거리가 상당한데 이 곳이 딱 그렇다. 5호선으로 보이는 Gombak 방향으로 탑승을 위해서 꽤 많이 걸어야 했는데, 습한 곳에서 30분 남짓 걸으니 날이 흐려도 목이 마른터라 결국 눈에 보이는 매점에서 음료수를 사기로 하였다. 지하철 편의점인데도 우리나라 바리스타 커피를 팔고 있는게 정말 신기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 일본 등 각종 서양 제품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정말 특별한 느낌이 든다. 가격 차이도 우리나라 편의점하고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다.
KLCC 역에 내리니 퇴근시간이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잠실에 있는 롯데타워처럼 역에서 타워로 가는 쇼핑몰에는 명품 브랜드부터 시작해서 각종 매장이 쭉 늘어서 있었고, 그걸 빠져나오면 자그마한 호수가 있고, 그 곳에서 우리가 원하는 타워의 전망을 볼 수가 있다. 야간에는 이 곳에서 분수쇼도 한다고 하는데 여름이어서 해지기를 기다렸다가 퍼스로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일단 여기서 사진을 찍는 수 밖에 없었다. (야시장 못간것도 조금 아쉽다.)
페트로나스 타워는 한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차지했었다. (타이베이 101에게 내줌.) 그렇지만 트윈 타워라는 이름처럼 아직까지 가장 높은 쌍둥이 빌딩이라는 타이틀은 가지고 있다. 건물은 한일 합작으로 지어졌는데 아내의 말로는 오른쪽 타워가 삼성에서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다. 다만, 일본이 먼저 짓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건설사가 먼저 건설을 완료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타워에서 다시 LRT를 타고 KL Sentral 역으로 돌아왔다. 오기 전에는 말레이시아 전통 요리를 파는 뇨냐 레스토랑을 이곳저곳 찾아보았지만 결국 최적의 동선으로 저녁을 먹기에는 센트럴역이 무난한 것 같아서 걔 중에 역시 구글평이 좋은 뇨냐 팅캇(Nyonya Tingkat)이라는 곳을 찾았다. 구글에 사진으로 보면 엄청 큰 레스토랑인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쇼핑몰의 평범한 음식점의 모습이었다. 의외로 올라오면서 보니 한국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이 두어군데 보였는데 그곳의 인기는 상당해 보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말레이시아 요리를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잘 모르지만 커리 락사 (Curry Laksa)와 나시 르막 (Nasi Lemak)을 주문했다.
뇨냐(Nyonya)라는 것은 말레이 전통요리라기 보다는 중국과 말레이 현지 음식이 혼합된 퓨전 요리로서, 중국계 이민자와 현지 말레이인 사이에서 탄생한 후손들을 뜻하는 '바바 뇨냐(Baby Nyonya)'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락사가 가장 대표적인 뇨냐 스타일의 요리로 코코넛 밀크와 매운 향신료 등이 들어간 것이 주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본 바에 의하면 락사 입맛이 초심자에게는 잘 안맞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무조건 커리 락사를 주문해보고, 입맛이 맞고 익숙해지면 나중에 아쌈 락사에 도전해보라는 글을 보았었다. 나시 르막은 몰랐는데 나시가 밥이라는 뜻이고, 르막이 기름, 지방이라는 뜻으로 나시르막에서 제공되는 밥이 코코넛 밀크를 넣어 짓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서 그런지 밥이 참 적응안되는 초록색이었다 ^^. 이 때의 나는 오랜만에 동남아 여행이라 그런지 배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여서 억지로 저녁을 먹었는데 그나마 나의 속을 달래주던 것이 테 타릭(Teh Tarik)이었다. 홍차와 연유로 만든 밀크티와 흡사한 것으로서 원래 밀크티를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이었다. 그래서 지하 1층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테타릭 티백과 올드커피하우스를 구매해버렸다.
치킨 락사는 솔직히 최고로 맘에 들었다. 맛도 거북한 느낌 없이 닭고기, 어묵, 유부 등의 맛도 잘 살려낸 음식으로 나중에 공항에서 한 번 더 먹을 정도였다. 반대로 나시 르막은 정말 정체가 불분명한 느낌이다. 밥 색깔도 그렇고, 아래에 있는 양념 같은 것도 차가워서 잘 모르겠다. 땅콩이나 말린 멸치 같은 것은 술안주로나 먹을 텐데 왜 밥하고 같이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뭔가 반찬들이 한국인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는 안맞는달까 싶었다. 닭다리가 하나 나와준 덕분에 그거라도 위안삼아 밥을 깨작깨작 먹었다. 아마 내가 이 때 속이 좋지 않아서 더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테 타릭과 커리 락사는 분명히 입맛에 딱 맞는다.
<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
< 뇨냐 팅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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