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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West Australia & Malaysia

서호주 여행 2. 무어강 (Moore river), 란셀린 모래사막 (Lancelin sand dune)

2023.07.16 - [Travel/West Australia & Malaysia] - 서호주 여행 1. 렌터카 대여, 얀쳅 국립공원 (Yanchep National Park)

에 이어..


  서호주 로드트립의 첫 날은 보통 사람들이 가는 코스 위주로 방문하였다. 얀쳅 국립공원(Yanchep national park)를 나와서 우리는 무어강 (Moore River) 으로 향했다.

  무어강은 바다와 강이 만나는 이색적인 장소이다. 길더튼 (Guilderton)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강물의 짙푸른 색과 바닷물의 에메랄드 빛 색깔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소로서 어떤 이는 방문하고 별로 볼 게 없다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호주에 와서 처음 맞닥뜨리는 인도양의 광활한 풍경과 밀려오는 파도들. 반대로 잔잔한 무어강의 모습은 서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렇게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질 수 있냐하면 사이에 모래톱이 이 둘을 가로막고 있어서인데 충분치 않은 유량이 무어강을 흐르다보니 저절로 생기게 된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북쪽으로 가면 더 자주 보게 되는데 강물이 흐르다 만 자국이 토양 위에 선명이 나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이렇듯 호주는 대륙 전체적으로 물이 상당히 부족한 건조한 나라인데, 그나마 남쪽 지역에 머리 강, 달링 강 등으로 인해 시드니, 멜버른, 퍼스 같은 대도시가 형성된 것은 물이 어디 있느냐와 커다란 상관관계가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호주 대륙의 95%는 쓸모 없는 땅이라고 말했던가.

  처음에는 무어강 주차장을 네비게이션으로 찍고 내려갔는데 이 곳은 주차비를 2달러 정도 내야하고, 무어강의 전경을 본다기 보다는 강 아래에서 레포츠를 즐기기 위한 곳인 것 같아서 다시 구글맵으로 'Moore river lookout'이라고 목적지를 정하고 나서야 비로소 원하는 지역으로 안내해 주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전망대처럼 생긴 곳으로 가니 드디어 강과 바다를 모두 볼 수 있으며, 바닷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도 있었다. 거친 바닷바람이 들이닥쳤지만 건조한 바닷바람은 한국에서 느끼던 그 찝찝한 바람에 비하면 선녀나 다름 없었다. 바닷가로 내려가 강물을 직접 만져보고 싶어 모래톱을 밟았다. 멀리서 볼 때는 짙은 빛이 감돌던 강물은 오히려 가까이 가니 푸르스름 한 느낌이었다.




  무어강에서 구경을 잘 하고 란셀린 모래사막 (Lancelin sand dune) 으로 향했다. 운전하다보면 숱하게 보는 것이 해안사구인데 왜 란셀린이 유명한가하면 아무래도 샌드보딩(sandboarding)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드 대여는 란셀린 시내에서도 할 수 있고, 모래사막 앞에서도 대여를 할 수 있는데 가격은 하나당 10달러이고, 여권이나 신분증 등을 맡겨야 한다. 물론 시내에서 대여하게 되면 대여시간이 2시간 정도되어 사막 앞에서 대여하는 것보다 조금 나을 수 있지만 어차피 3번 이상 타면 체력이 거의 고갈되기 때문에 굳이 번거롭게 시내에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래사막에 가기 전에 호주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술을 팔지 않고 바틀샵이 따로 있기 때문에 숙소 전 마지막 바틀샵이 란셀린에 있어 들르자고 와이프에게 말했다. 내가 호주에서 들른 바틀샵은 2군데 인데 하나는 BWS (Beer, Wine, Spirit의 줄임말인가 보다.)와 Bottleland이다. 이 곳의 크래프트 비어를 마시려고 방문했는데, 호주사람들은 양이 엄청나서 그런지 맥주로 낱개로 파는 꼴이 거의 없는 듯 했다. 기본 4팩들이로 팔고, 그나마 몇몇 크래프트 맥주들만 낱개로 판매를 하여 구입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셔서 맥주 2캔을 구매하고 사막으로 이동하였다.


  모래사막 입구에는 4WD 타는 곳 밖에 없길래 뭐지 싶었는데 이 곳에서 보드만 빌리고 보드를 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보드를 빌리면 고체 왁스 덩어리를 하나 주는데 이걸 아래에 발라야 보드가 더 잘나간다고 한다. 차를 타고 사막 안쪽으로 가보니 커다란 모래언덕이 모습을 드러냈다.

  샌드보딩은 이집트에서도 경험을 해 보았지만 이 곳은 완전 다른데 해안사구이다 보니 바닷바람이 살벌하게 들이닥쳐 도저히 눈을 뜰 수 없었다. 그래서 즐길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던게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예상했듯 3~4번 정도 보딩을 타니 금세 체력이 바닥나버렸다. 내려갈 때는 재밌는데 푹푹 빠지는 가파른 모래 언덕을 오르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속도감을 느끼려면 어지간한 경사는 어림없기 때문에 가파른 부분을 택할 수 밖에 없다. 모래바람에 의해 나는 이 곳에서 모래입자가 눈에 하도 들어가 결국 이틀 정도 더 고생을 하게되는 수난(?)을 겪기도 한다.

 

 

< Lancelin Sand Dun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