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반에 시작하는 주리엔 베이에서 하는 바다사자 투어를 참여하기 위해서 일찍 아침에 일어나야 했다. 짐정리를 하다가 비명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아내가 문 앞에 캥거루 있어서 깜짝 놀란 것이었다. 아침의 캥거루의 노크는 참 놀라운 광경이었는데, 정신이 없던 나머지 사진을 찍지 못해서 참 아쉬웠다. 미닫이문으로 되어 있는 숙소의 문을 열면 안에 있는 먹이로 캥거루가 돌진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바스켓을 들고 밖으로 나가니 순진하게 졸졸 따라오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어제 그 엄마캥거루였는데 영리해서 그런지 투숙객이 아침에 먹이를 준다는걸 알고 이렇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건가 보다. 일정으로 인해 캥거루 가족과 일찍 헤어지는 게 아쉽지만, 캥거루들과 Ken할아버지와 아침 인사를 하고 서둘러 주리엔 베이로 이동하였다.



주리엔 베이 (Jurien Bay)에서의 바다사자 투어는 두 업체 정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평이 좋아 보이는 Turquoise safaries라는 곳에서 예약했다.
스노클링을 하는 경우 1인 125달러에 고프로를 대여하면 50달러 추가 결재이다. (고프로에 꽂혀있는 메모리카드를 투어가 끝나면 바로 전달해주니 카드 값 생각하면 비싼 느낌은 아니다.)
< 업체 홈페이지 >
www.turquoisesafaris.com.au
Swim with sea lions | Turquoise Safaris | Jurien Bay
Turquoise Safaris is the leading boat tour operator in Jurien Bay specialising in sea lion tours. Swim with sea lions and enjoy a memorable experience.
www.turquoisesafaris.com.au
비가 오고 우중충한 날씨는 아니지만 조금 흐리고 바람도 불어서 살짝 추웠다. 이제서야 내가 겨울바다에 들어가는구나 실감이 났다. 투어를 하는 것치고 너무 준비를 안한 것 같았는데, 다행히 아내가 멀미약을 준비해와 통통 튀는 보트에서 멀미를 그나마 안할 수 있었다.
크루는 3명인데 1명은 보트 운전하고 스노클링 끝나면 따뜻한 차를 타주는 아저씨에 2명은 직접 스노클링하면서 바다사자 몰이(?)도 하고 지친 사람들 끌어다주는 역할도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15명 정원 모두 꽉채워서 투어는 출발하였다. 겨울이라서 웻 수트도 제공해주어서 서둘러 갈아입었다.
바다사자를 볼 수 있는 곳은 항구에서부터 약 20분 정도 가서 있는 섬 근처의 산호초였다. 수영에 자신이 없는 우리를 위해 라이프 자켓도 대여 가능했다. 구명장비를 믿고 텀벙 뛰어들었는데 오히려 물속이 따뜻한 느낌은 있었다. 고프로를 들고 열심히 촬영해보려고 했는데 바다사자들이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건 아니고 근처에서 서식하는 것을 우리가 발견하는 식이어서 의외로 촬영이 쉽질 않았다. 그래서 크루들이 이곳저곳 다니면서 바다사자들을 몰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크루들이 신호를 보내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앞다투어 이동하니까 점점 지쳐갔다. 오랜만의 스노클링이 참 힘들었다. 그래도 실려나가기 전에 다행히 바다사자의 모습을 촬영해서 참 다행이었다. 한 편으로는 절대로 산호초를 밟지 말도록 주의를 주었는데 형편없는 수영 실력에 몇 번 건드린것 같아 산호초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생겼다.
강인한 서양인들을 이기질 못하고 이른 시일에 밖으로 나왔는데 밖에 날씨가 오히려 더 추워서 있는 옷으로 서둘러 갈아 입어버렸다. 한동안 정신없이 덜덜 떠느라 혼났다. 따뜻한 커피와 레밍턴 케이크를 주셔서 그걸 먹으면 나아지려나 했는데 쉽사리 나아지질 않았다. 어서 항구로 돌아가 샤워가 간절하였다.
크루가 말하길 바다사자 보러 와서 허탕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며, 오늘은 날이 흐려서 물도 약간 milky하긴 하지만 바다사자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항구에 와서 뭍에 오르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아무래도 나는 바다랑은 상극인 것 같다.. 항구 옆에는 샤워시설이 한개 있는데 온수도 빵빵하게 잘 나와서 불편한 상태가 금세 회복될 수 있었다. 오늘은 칼바리(Kalbarri)까지 이동해야 하니 서둘러 차를 몰아보았다.




차를 몰던 중에 동가라 지역에 있는 베이커리가 유명하다고 하여 들렀다. 동가라 베이커리(Dongara Bakery). 시내에 한산했던 카페들과 달리 이곳은 사람들로 엄청 북적였는데 미트파이, 샌드위치, 페스츄리 뿐만 아니라 중국식 간단한 요리들도 팔고 있어서 신기했다. Solo라고 이 곳에서 파는 레몬소다음료와 미트파이,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점심을 해결하였다. 보통은 여기서 테이크어웨이해서 어디론가 가서 먹는 것 같은데 우리는 바로 옆에있는 좌석에서 해결하였다.
영국에 있을 때도 미트파이를 꽤나 먹어보았지만 대부분 축구장에서 먹었던 것이어서 영 좋은 기억이 없었는데 이 곳 미트파이는 끝내주게 뛰어났다. 호주는 정말 음식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내용물이 너무 실해서 맘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