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hort thought/From Book

팔묘촌: 환상의 동굴 탐험과 긴다이치 코스케


  어렸을 때 읽었던 요코미조 세이시의 옥문도 이후 한동안 그의 책을 읽지 않다가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읽지 못한 그의 책을 다시 만나보았다. 그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손꼽히는 팔묘촌 이다.

  해설에서 나왔듯이 먼저 쓰여진 옥문도가 본격추리소설 장르였다는 팔묘촌은 본격추리보다는 음침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끄는 호러, 모험 추리소설에 가깝다. 읽으면서 잡히지 않는 범인의 실마리에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사건, 집안에 얽혀진 오래되었으며 기괴한 역사, 팔묘촌의 전설, 갑작스럽게 드러난 비밀 동굴. 거미줄처럼 연결된 동굴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등의 요소가 잘 버무려서 페이지를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작가가 만들고 일본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명탐정으로 '소년탐정 김전일'이 그의 손자로 차용되어 나올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내용이 서술되기 때문에 그 상황에 더욱 몰입될 수 밖에 없기에 탐정으로서의 긴다이치 코스케의 역할은 보조적이고 모든 일이 정리된 다음에 그가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수준으로 나타나기는 한다.

  긴다이치 코스케가 말했듯이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연결고리가 없고 동기가 불분명한 살인이었기에 범인을 특정하기 힘들었다. 살인 현장에 놓여진 특정한 주제로 병치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죽임을 당한다는 쪽지가 어떻게 범인이 살인을 결심하게 된 배경이 되었고, 또한 그 범인이 드러나게 되는지.. 모든 것이 설명되는 끝 부분에 가서야 탄성과 함께 명쾌하게 이해가 되었다. 끝에서 주인공이 그래도 보물산에 다다라 전설의 보물도 찾고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까지 깔끔했다.

  워낙 소설에서의 분위기가 놀라워 영상화된 작품을 언젠가는 한번 보았으면 할 정도이다. 가장 최근이 2019년 NHK에서 했던 작품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