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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게임체인저: 과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방산개발의 허실


  무심코 서가에서 꺼내 목차를 읽던 중 맘에 들어 읽어버렸다. 생각보다 책 내용이 자세하고 방산개발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보니 읽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이해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 4장의 이름이 테크노로지컬 포르노그라피인데 남녀노소 한번쯤은 살면서 보게되는 포르노가 인간이 태초부터 가지고 있는 성적 본능을 자극하듯이 인간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게 하는 무기의 대한 관심은 끊임 없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오래 전에서부터 로켓추진 연구분야를 수행했던 것을 시작으로 지근거리에서 우리나라와 각국의 무기개발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를 간단한 과학적 개념으로 설명하고 그 무기의 개발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실제 그 무기 개발은 어떤식으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서 소개한다.

  저자가 근본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내용은 이런 것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무지에 의한 그룹에 의해서 K-방산이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고전물리학적 측면에서의 획기적인 진전은 1970년대 이후에서부터 없었다 (양자역학을 비롯한 미시적인 것은 논외다). 그리고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과학기술을 배워 학위를 따는 진입장벽은 상당히 낮아졌다. 그럼에 따라 양적 성장이 이뤄진 반면 질적인 하락은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책에서 다루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레일건' 등도 이론적인 가능성에 의해 발전되어왔지만 막상 개발에서는 운용성과 경제성 등을 모두 만족시키는 수준으로의 발전은 어렵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한 정체 상황에서 과학기술에 무지한 정책이 만들어지는 문제를 저자는 심각하게 우려한다. 저자는 예를 들어 열역학 제 1,2법칙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든다. 과학적 논리가 맞지 않는 정책들을 구호로 내세워 국민들을 왜곡, 호도하는 경우가 바로 그 것이다. 한국은 특유의 '중간진입단계' 전략을 성공적으로 펼쳐 다른 선진국들과 출발선 상은 달랐지만 가파르게 경제성장과 과학기술발전을 일궈내었다. 북한이라는 주적이 존재하고 늘 전쟁의 위협에 시달려 끊임없이 국방기술을 발전시킨 결과 주변 강대국들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K-방산이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상품성'만 강조하는 무기를 팔 수 없으며, 중간진입단계의 단점인 원천기술의 부족은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해서 메워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과학자로서 그는 거듭 이야기한다. K-방산을 과학기술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활용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음을. 과학자로서의 저자의 모습이기 때문에 다소 과학자를 위한 논점이 존재하면서도 지금의 과학기술 발전수준을 계속 유지하고 다른 강대국들이 보여주었던 방산 실패사례들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무기체계 사용의 본 목적과 전략을 기초로 그 성능을 달성하기 위한 과학기술개발이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흥미로워서 적었던 내용

1. 다마스쿠스강
방향성을 갖고 정렬된 탄소나노튜브를 포함한 복합강임은 사실임 / 탄소나노튜브가 무게당 인장강도가 가장 크고, 탄소결정은 경도가 높기 때문에  이 복합강이 오래전 만들어진 기술이 놀라움

2. 조선시대 화포발전이 늦었던 이유는 질산염 공급문제가 있어서였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인분을 활용하기도. / 반면, 일본은 조선에서부터 유출된 과학기술에 의해 발전이  가능했다. (은 제련법으로 순도 높은 은 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를 이용해 서구와 상업 유통이 가능해짐, 임진왜란 때 빼돌린 도자기 제조기법을 이용하여 서양에 수출하여 각종 이득을 얻을 수 있었음.

3. 대부분의 총기 개념은 존 브라우닝이 탄생시킴
수정헌법 2조의 유권해석 문제로 지금의 미국은 총기의 나라가 되었음..

4. 에니그마 해독에 가장 공헌을 하였던 것은 폴단드 과학자가 만든 폴란드 봄바이다.

5. 화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소련의 과학자 야코프 보리소비치 젤도비치로서 그가 질소산화물 연소과정에서 생성되는 연쇄반응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였다.

6. 미국이 개발한 MOAB (Mother of Army Ballistic)은 2단계 구조로 폭발하는 것이다. 1) 내부 장약을 터뜨려 액체연료 또는 미세한 고체연료를 공중에 확산시켜, 공기와 섞여 연소되면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연소성 증기운 '분진구름'이 형성 2) 증기운이 점화되며 빠른 화염을 증기운을 통해 전파한다. 폭연의 화염면이 프랙탈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해안선을 확대하면 할수록 표면적이 늘어나듯이 폭발면이 커질수 밖에 없다. 이러한 화염의 전파로 넓은 범위로 인마살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러시아가 만든 FOAB의 경우는 탄체의 크기가 크고 월등히 큰 폭발 수율을 자랑한다. (아마도 강력한 폭압을 형성할 것이다.)

7. 포탄사거리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은 항력 (50%이상) 1)파동저항: 포탄이 만드는 충격파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사실상 제어불가 2)점성저항: 주변 공기와 탄체 표면 속도 차이 3)형상저항: 비행체의 형상에 의해 선단과 후단의 압력 차이가 발생, 탄저에 와류가 발생하여 진동 발생, 정확성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어가 필요함

8.  북한이 이야기하는 초장구경장 포탄 (170mm 이상)은 오히려 포 위력이 급감 (105mm와 유사한 수준), 정확성이 좋을 수도 없으며, 이동 및 방열이 어려워 운용성으로도 썩 좋지 않다. 포신을 길게 뺀만큼 효율적인 사거리 증가가 일어날 수가 없다. 사거리를 늘리려면 결국 탄두에서 손해가 발생, 파괴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화생방 무기 등을 탑재한 dirty bomb 위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9. 로켓의 경우 중요한 요소가 페이로드 (적재 가능한 최대 하중)와 비임펄스 (추진제 사용량과 추력의 비) 이다. 특히 비임펄스는 로켓엔진의 실용성 및 경제성을 상징한느 것으로 이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이유는 로켓의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추진제를 실으면 또 그 것을 이용한 추진제를 실어야 하기 때문에 지수적으로 효과가 급감할 수 밖에 없다. 추진제로서 액체가 비임펄스 수치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독성 물질을 주입해야 하고 주입 시간도 고려해야 하므로 운용성 면에서 불리하여 결국 고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편이다.

10. 전차의 목적은 결국 교착된 전선을 돌파하기 위해서 등장하였다. 최근 전쟁으로 인해 등장한  전차무용론도 타당할 수 있지만 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술개념이 발전되어야 한다.

11.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개발은 오히려 개량보다도 쉬운 공학적 과제이다. 특히 개발을 하겠다는 것은 전작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지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12. 러시아의 경우 T-14 아르마타 전차를 내놓았지만 서양전차 카피 버전의 느낌이 짙다. 소련에서 가장 히트를 시켰던 T-34의 특징인 구조적 간단함과 대량생산 등의 장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13. 포의 속도는 현재 1800m/s까지 개발되었지만 활강탄의 최대속도는 2km/s가 한계로 보인다. (추진제의 형상개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 레일건의 경우는 실험을 하면 레일이 자꾸 부숴지는 문제가 발생
- 점화방식을 플라즈마를 이용한 전열화학포도 논의하였지만 사실상 실패 (플라즈마가 가진 높은 에너지 준위를 불안정한 상태로 에너지밀도가 높은 열둔감성 추진제를 안정적으로 점화하는 방안인데 지속적인 전자기력이 인가되지 않으면 소멸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실현이 어려움)
- 결국 기존에 사용하는 화학포 개념으로 돌아감
  탄 크기를 증가하려고 하지만 그에 맞게 변화시켜야할 것이 많고 동맹국들간의 통일도 필요하다.

14. 전차의 방호측면에서 목표물의 특성반응시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1) 부서지면서 탄의 운동에너지를 횡적으로 분산시킬수 있게 세라믹 장갑 등이 결합된 복합장갑 또는 2) 폭발물을 터뜨려서 압력을 분산하는 폭발반응장갑 이 등장.

15. 반면 전차탄의 운동에너지 발생은 한계이지만, 관통자가 압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개선의 여지가 있음.  (관통자는 엄청 빠른 속도로 나아가면 고체이지만 마치 유체처럼 펑퍼짐해지며 '머쉬루밍'이라는 현상을 보인다.) 이를 날카롭게 유지시키기 위한 기술이 바로 관통자의 자기첨예화 기술이다.

16. 4세대 전차는 센서, 전장인식, 네트워킹등이 갖추어진 형태로 결국 전기화되어야하고 하이브리드동력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17. K-2 전차는 심장병을 앓고 있다. 파워팩 문제

18. 미국의 방산실패 (1) F-35개발
해 공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타격기 사업 (JSF)으로 탄생한 F-35는 정확한 임무가 없고, 공통부품이 고작 20%, 운용성이 떨어지는 문제 (가변익 사용) 발생

19. 스텔스라는 것은 저피탐성 기술을 의미하는 거이다. 특정 주파수의 레이더 파장에 노출이 미미하게 되도록 만드는 것 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레이더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할 것이다. (적외선 레이더 등)
그러므로 다음세대 전투기의 과업은 센서, 전자전, 네트워킹 기술능력과 은밀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이러한 기술이 상용될 수준의 경제성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20. 미국이 수행했던 컴퓨터 기반설계는 오히려 고전적 개발역량까지 까먹어버렸다.

21. 극초음속미사일은 운동에너지가 너무 커 고온의 열을 견딜 재질이 요구된다. 이로인핸 경제성 하락과 핵심능력(타격력)의 희생을 요구한다. 또한, 고온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센서 통신 제어기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오히려 렘제트 추진 순항미사일로 초음속(마하3) 능력을 발휘하는 기술은 성숙되었기에 러시아 북한 등에서 주장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은 의문점이 많다.

22. 미군의 방산실패(2) 줌왈트급 구축함
레일건의 실패. 그 다음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
F-35는 너무 많은 요구를 수행해야 해서 목적성을 잃었기 때문에 가다듬으면 쓸만한 수준은 될 수 있지만 줌왈트급 구축함은 사실상 맡길 임무가 없는 구제불능 수준이다. 연안에서 활용하기에는 오히려 그만한 화력을 갖추지도 못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