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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로봇의 지배: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지능 관련 전문가들과 많은 교류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점치고 있는 마틴 포드의 신작이다.

  "로봇의 부상", "AI 마인드" 등 이전부터 관련 도서를 많이 써온 분이지만, 우연찮게 신간도서에서 만나 이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사실 책을 고른 이유는 목차를 보다가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문장에 이끌려 책을 집었었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과연 사람이 생각하는 구조처럼 복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점에서이다.

  과학자들이 최대한 뇌의 뉴런 구조와 비슷한 '퍼셉트론' 개념을 이용하고 이와 유사한 여러 심층적 구조를 통해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계도 사고할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과연 그런 일이 금방 벌어질까 싶은 생각도 들어서였다. 마치 요즘 챗gpt의 등장으로 온 세상에 새로운 인공지능의 혁명에 도래했다고 호들갑을 벌이기도 하지만, 막상 만져보고 나서는 없는 정보를 있는 것 마냥 알려준다던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멍텅구리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었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자율운전기술의 수준도 아직이다. 최근에 로보택시 등의 등장은 무인차량의 시대가 도래할 것 같으면서도 완전한 기술 수준에 도달하여야 만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실생활에서 사용하려면언제쯤일까에 의문부호가 붙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틴 포드는 인공지능의 발전이 아직 혁명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무어의 법칙'처럼 기술의 발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보다는 기술의 발전 대비 들이는 자본과 노력이 어마어마한 점을 지적하면서, 실제로 '무어의 법칙'과 같이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진 분야는 정보통신분야였음을 상기시킨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현실이 그다지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책에서 보여주는 간단한 예 중의 하나가 로봇주인이 로봇에게 냉장고에 있는 콜라를 꺼내오라고 하는 것인데, 콜라의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라면 (콜라는 병 또는 캔의 형태일 수도 있고 6개 번들 형태로 보관되어있을 수도 있다.) 과연 로봇이 그 모든 상황에 맞춰서 해결할 수 있느냐라고 하면 쉽지 않는 단계인 것이다. 다만, 물류수송이든 교육이든 각종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성은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에 단계에 맞게 쓰임새 있는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에 영향 받을 첫번째 타겟은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극도의 창의적인 일을 한다거나, 사람의 마음을 다룬다거나, 높은 수준의 정밀한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만이 미래에도 생존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블루칼라보다 화이트칼라 직종에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더 일찍 인공지능의 발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주에 이발을 하며 이발사와 왜 이발로봇은 나오지 않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였는데 이발하는 아주머니가 '사람마다 모발의 형태나 두상이 다 다르고 가르마도 다른데 로봇이 무슨 손기술이 있어서 이발로봇이 생기겠느냐'라고 단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로봇이 이런 분야에서의 노동력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이 좋은 점은 인공지능의 발달 관점에 대한 설명을 잘 비교했다는 점이다. 크게 상징적 AI와 연결주의자 두 개의 범주로 저자는 분류하고 있다. 로젠블랫의 신경망 연구로부터 생겨난 것이 '연결주의자' 그룹이고 이들은 역전파(backpropagation)나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구조를 만들어내면서 우리가 지금 익히 알고 있는 딥러닝과 함께 인공지능의 주류가 된 파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지능 시스템이 뇌의 기본 구조를 모델로 삼고 생물학적 뉴런에 느슨하게 기반을 두고 깊이 연결된 구성요소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와 반대 진영인 '상징적' 접근 방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논리와 추론의 적용을 강조'하며 지능의 핵심은 추론과 의사결정, 행동을 통해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인공지능 태동기에 주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점차 주류에서 멀어져갔다. 하지만 저자는 연결주의자들의 현실의 문제에 씨름하는 동안 상징적 AI 진영이 부활하고 있으며 결국 인공지능의 혁명적 발전을 위해서는 상징주의자들이 시도했다 실패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두 진영 간의 하이브리드적 연결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자들 간의 지리한 논의가 계속되는 지점인 것 같다. 인간의 뇌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간단해 보이면서도 아직은 과학적으로 우리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제목이 '로봇의 지배'인 것과 다르게 아직은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초래될 수 있는 여러 위험에 대해서 소개한다. 중국에서 신장위구르 지역을 통제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감지능력을 이용한 통제라든지, 각종 무기체계와 접목되어 이제 실감이 나지 않는 로봇 간의 전투가 일상화되던지, 딥페이크로 세상을 조작한다는 여느 인공지능 서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