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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심장지대: 현시점에서 다시 돌아볼만한 고전

출처: 글항아리

 

지정학 이론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매킨더의 "심장지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다. 

 

동유럽을 지배하는 자가 심장지대를 호령하고

심장지대를 호령하는 자가 세계도를 호령하며

세계도를 지배하는 자가 전 세계를 호령할 것이다

 

라고 하는 명언을 남긴 이 책은

대륙세력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며

한 때 유명했던 마한 등의 해양 세력 우월론에 

대척되는 지점에 있다.

 

매킨더는 넓은 이 세계를 부감하듯,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의 세계도라고 정의하고

러시아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동유럽 지역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인도에 맞닿는 접경지역

동쪽으로는 만주 일부지역까지 아우르는

큰 지역을 심장지대라고 정의하였다. 

그 중에서 인도나 중국 방향으로는 심장지대의 접근이

히말라야 산맥이나 고비사막 등 자연적 장애물의 영향이 큰 반면,

유럽 지역에서의 넓은 스텝 초원을 통한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심장지대와 유럽 사이의 관계는 다른 지역보다 긴밀할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매킨더는 북부 심장지대와 아프리카에 위치한 남부 심장지대를

정의하며, 둘 사이에 위치한 유럽과 인도, 아라비아 지역이

연결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출처: 한국일보

심장지대는 해양으로 나아가는 하천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해상 기동력과 해군력 측면에서 약점이 있지만,

대초원, 평야 지대로 구성된 지대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기동력에 적합한 조건임을 강조한다. 

 

매킨더가 책을 쓸 시점에는

독일이 부흥하다가 실패했던 때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였다.

매킨더는 동유럽 지역에서 독일의 게르만, 그리고 러시아의 슬라브의 갈등으로 인해

세계대전이 촉발되었고, 

전 세계의 안정을 위해 이 갈등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독일의 야망을 없애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덧붙여 동유럽을 3분할하여 독일과 러시아 사이에 완충지대가 있어야 함을 이야기 한다.

 

지금에 와서는 상황이 반대로 되었다.

알렉산드르 두긴의 책 '세계섬의 마지막 지정학 전쟁'은

매킨더의 이론을 상당부분 인용하면서

심장지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를 발판으로 나아가

미국을 세계도에서 몰아낸다고 주장하였다.

 

NATO의 동진으로 동유럽에 완충지역은 없어졌다.

독일 대신 미국을 위시한 서구 문명과 슬라브 문명의 충돌의

발생은 매킨더의 책에서 예견한대로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푸틴의 책사'라고도 불리는 두긴은

동유럽을 호령하여 곧 세계도를 호령하겠다는 야욕을 내비친다. 

유럽의 곡창지대라 불리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배경은

완충지대가 사라짐에 따른 갈등을 표출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반대로 러시아가 구소련 때 처럼 동유럽 지역을 석권하고,

세계도의 중심이 되고자하는 목적일 수도 있다. 

 

매킨더는 2차세계대전 이후에 집필한

'지정학의 세계와 평화의 길'이라는 논문에서

구소련이 지금 심장지대 지역과 거의 일치하며 

러시아가 비로소 가장 강력한 대륙국가가 되었음을 이야기 한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후 잠시 힘을 잃었었지만

지정학적 위치에서의 이점을 발판으로

NATO의 동진을 빌미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

이를 알고있는 미국으로서는 힘들더라도 지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뜻하지 않은 지구 온난화로 푸틴의 에너지 안보 위협이 제대로 먹히고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에서의 갈등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이제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심장지대'는 러시아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강점을 

그만의 시선으로 잘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