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무라 교타로라는 일본의 국민 추리소설가의
1970년대 작 살인의 쌍곡선이 번역 출간되어 도서관에 신청해서 마침내 읽어보았다.
작가는 처음부터 뻔뻔하게 쌍둥이를 이용한 트릭이라고 독자들에게 알려주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살인의 쌍곡선'이라는 제목처럼 소설은 크게 두개의 축으로 사건이 이루어지며, 서술은 이를 서로 오가다가 어느새 하나의 매듭을 짓는 것처럼 구 사건은 엉키어 버린다.
우선은 고시바라는 쌍둥이 형제가 나타나 강도행각을 일삼는데 둘 중 한 명이 분명 범인이지만 너무나 생김새가 똑같고 구분할 수 없으며, 사건 현장에는 그들을 구분해줄 수 있는 지문 등조차 없었던 당시 시대였기 때문에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채 경찰들은 그들을 잠복수사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쌍둥이 형제는 그런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경찰의 수사를 교묘하게 회피하고 오히려 놀리기까지 하는데....
한 편으로는 다른 현장으로 사건이 시작된다. 도호쿠 지방 눈쌓인 산속 관설장이라는 호텔에 6명의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초대된다. 이 호텔을 출입하려면 호텔에만 있는 설상차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클로즈드 서클이 만들어진다. 호텔에 들어선 그들앞에 발견되는 기묘한 볼링핀 9개. (사실 여기서부터 1개는 이미 사용되었기 때문에 없어졌다는 추측을 했었어야만 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인디언 인형처럼 사람이 볼링핀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 관설장에서의 일에 대해서는 대담한 트릭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은 그런 세세함 보다는 고시바 형제의 범죄행각과 관설장에서의 살인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의 설명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보여주고 있다.
------------------- < 스 포 주 의 >-----------------------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때쯤 클로즈드 서클 내 구성원 중에서 정황이나 동기가 가장 명확했던 하야카와가 역시 진범이었음은 충분히 추리할 수 있었지만, 고시바 형제의 사건이 복선이었듯이 하야카와 역시 쌍둥이로서 그 다른 형제는 주오신문의 기자로서 '일부러' 전화선을 잠깐 연결시켜 경찰과 기자들이 오게끔 만들어 진범을 탈출시킬 수 있게끔 만드는 트릭은 생각치도 못했다.
앞서 언급하던 큰 사건이 바로 하야카와 형제가 거대한 살인무대를 만들게 된 배경이었음을.. 그들 역시 고시바 형제처럼 완전히 똑같아 특정한 1명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것은.. 경찰 수사 결과 관설장 내에 어떠한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부터였다. 아주 흥미 진진한 장치였고, 트랜지스터 라디오라든지 지금은 과학수사로 충분히 밝혀낼 수 있는 것들을 그 시절 범죄로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명작은 과연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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