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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가스라이팅: 가스라이터로부터 도망쳐!


가스라이팅이 한 때 이 사회에 이슈가 된 적 있었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알고보니 가스라이팅이었고 그 가려졌던 주도-종속관계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었다.

한 편,  나는 역시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이 개념이 무엇인지, 어떤 행동이 가스라이팅인지 모호한 상태로 있었다. 그러던 와중 가스라이팅에 대한 잘 정리된 책이 있다고 해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가스라이팅의 개념과 가스라이터들의 특성과 주된 행동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가정, 직장, 친구 등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가스라이터들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저자의 말을 정리해보자면 가스라이터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해라, 그럴 수 없다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라' 정도로 보인다.

가스라이팅의 목적 자체가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하여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드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스라이터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간질과 험담을 통해 대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고립시켜 자신에게 의존할 수 밖에 상황을 조성하기도 하며, 대상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고,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며 대개 성질이 고약한.. 마치 다른 용어로 생각해보았을 때 소시오패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가스라이터로부터 멀어졌다가 싶다가도 그들은 '날아다니는 원숭이' (다른 지인)를 보내 다시금 가스라이터의 아래로 돌아오게끔 만든다.

책을 계속 읽다보니 최근 넷플릭스에서 인기였던 '나는 신이다'가 떠올랐다. jms나 만민중앙교회 등 사이비종교들이 어떻게 사람들이 그 종교에 매달리게 하고 모든 것을 바치며 교주를 현신으로 추앙하는지 말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 갖은 가스라이팅 방법을 이용하여 사람을 약점이 많은 나약한 인간으로 고립을 시켜놓고 오로지 교주만을 보게 만드는 악독한 심리적 술책.. 그 교단 안에서는 가족도 더이상 가족이 아닌 하나의 교인으로 분리된다고 들었는데 이런 방식들이 잘 짜여진 가스라이팅 기법이었던 것이다.

'친구' 간에도 흔히 가스라이팅은 발생한다. 여기서 프레너미(frenemy)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반감과 경쟁의식을 느끼면서도 친한 사이'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서 가스라이터들은 대개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친구를 친구로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하는 '애완동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관계를 하나의 게임처럼 여기고 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나의 어떠한 약점을 줘서는 안되고 그가 말하는 타인의 험담에 대해서도 사실로 믿어서는 안된다. '누구나 타인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있지만, 그것은 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스스로가 가스라이터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다행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자신이 가스라이터가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짜' 가스라이터는 자기애가 강하기 때문에 도저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의 가스라이터들로부터 학습된 행동이 강한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자기보호를 위해 행동할 수있다고 한다.

이렇듯 책에서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자세한 행동 예시를 알려주어 읽는데 술술 페이지가 넘어갔다. 개념이 궁금하다면 한번쯤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