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읽었던 책 "프로메테우스의 금속"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읽은 배터리 전쟁 역시 새로 미래산업을 이끌 동력인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터리의 기본 구조 등 과학적인 내용을 잘 모르더라도 배터리 관련 전문 애널리스트인 작가가 소개하는 배터리와 관련되어 세계에서 돌아가는 이야기들은 충분히 흥미롭고 관심을 가져볼 만 했다.
리튬이 2차 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배터리의 여러 종류에서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원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튬을 생산하는 공정은 생각보다 까다로운데 엄격한 검사과정을 통해 불순물이 거의 있지 않은 리튬을 생산해야 배터리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자원이나 그렇듯 중국은 리튬의 생산에서부터 배터리에 적용하는 단계까지 간펑리튬과 텐치리튬 등의 '가족회사'에 의해 운용되고 있으며, 이들은 국내 생산 뿐만 아니라 칠레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SQM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1년 전쯤 호주가 반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양국간의 경제 전쟁이 촉발되었었는데 그당시 이슈가 되었던 것이 바로 철광석이었다. 중국은 호주에서 대량의 철광석을 수입했었는데 이를 거부하면서 호주도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었지만, 중국도 그 해 겨울 철광석 부족으로 인한 난방에너지 부족 문제로 차디찬 겨울을 보내야만 헸다. 리튬도 마찬가지인데, 중국 내부에서도 생산되는 리튬도 있지만, 품질이 좋은 호주에서 수입하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다시금 외교 문제에서 발전된 경제 전쟁이 벌어졌을 때 호주의 리튬은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리튬의 수요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기 때문)
한편, 리튬이 막대하게 묻혀 있는 남미로도 시선을 돌려본다. 칠레, 아르헨티나 그리고 볼리비아이다. 이 중 칠레는 아타카마 암염에서 생산되는 리튬에 대해서 오래전부터 개발을 지속해왔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었고, 칠레는 전기자동차 생산까지 구상했지만 순도 높은 리튬에 대한 채굴 자체에 의구심을 가지는 구매자들은 탄산리튬보다는 수산화리튬을 원한다는 핑계로 개발참여에 발을 빼왔다. 이 중에는 포스코도 끼어있다.
아르헨티나나 볼리비아는 약간 후발주자 느낌이나, 매장량으로 치자면 훨씬 많다고 알려져 왔다. 그렇지만 불안한 정치체제 등에 의해 국가신뢰도가 바닥인 국가이며, 자원채굴에 대한 댓가를 비교적 높게 요구한다는 것들이 걸림돌이 되어 남미에서의 리튬 채굴은 순조롭지는 않은 편이다. 중국은 여기서도 빠지지 않고, 볼리비아와 좋은 유대관계를 가지며 리튬외교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리튬에 비해 코발트는 다들 알고 있듯이 채굴하는 나라가 콩고가 독보적이다. 콩고 주민들의 채굴은 별다른 안전장구 없이 곡괭이와 삽으로 채굴하는 정도인데 희귀금속의 채굴 과정이 얼마나 환경파괴 및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비단 코발트 뿐만이 아니고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중금속인 니켈이나 흑연 역시도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환경오염을 시키는 주범들이다. 이렇듯 석탄, 석유의 생산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탄소발자국만큼이나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만드는데 드는 총 탄소발자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누가 그러지 않나, 인터넷이나 네트워크가 친환경적인것처럼 보이지만 그 대량 서버, 클라우드가 사용하는 전기의 양을 탄소발자국으로 환산하면 엄청 많을 것이라고.
이러한 환경파괴를 대응하기 위한 수단은 요즘 전문가들이 다들 얘기하는 것처럼 결국 '높은 수준에서의 재활용'이다. 저자는 여기서 이를 '도시광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일찌감치 배터리산업을 시도했었기 때문에 이로부터 발생하는 폐배터리가 상당히 많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재활용 사업도 발전하고 있다. (거린메이) 한 편으로 배터리에 사용되는 광물이 한계를 보이게 될 때쯤에는 재활용산업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리튬배터리의 미래를 언급한다. 지금 상용화된 전기자동차 뿐만이 나아리 전기비행기, 전기화물선까지 늘어나는 전기배터리의 활용폭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배터리의 기본으로 돌아가 리튬을 대체할만한 원소들을 주목해본다. (소듐 등)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로 이루어진 배터리의 구성 요소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 에너지 용량과 밀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자들의 노력은 결국 또다른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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