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원동력은 시대를 지나 변화해왔다. 인간과 말의 동력에서부터 산업혁명을 통해 석탄 중심의 사회, 그리고 2차 세계대전 후 자연스레 미국이 주도했던 석유 중심의 사회를 거쳐 이제는 희토류를 비롯한 각종 희귀 금속의 시대까지, 인간은 지구 상의 자원을 고갈시키며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대안을 찾으면서 무한한 것처럼 보이는 사회의 발전을 이룩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희귀금속시대로 접어들면서 보이는 가식적인 환경친화적인 모습 이면에는 석탄, 석유 시대와 다를바없는 환경 오염와 채굴의 현장이 펼쳐진다. 이미 선진국이 된 나라들은 환경 오염에 따른 부작용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차마 진행하지 못하는 희귀금속 채굴이었다. 특히 '컨테이너'라는 규격화된 무역이 세계화와 맞물려 활성화되면서 선진국에서의 제조업은 급속도로 퇴화되기 시작한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사회가 발전한다지만, 결국 제조업이 밑바탕이 되어야 서비스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이를 저자는 '화물 숭배'라는 표현으로 설명한다.)
반면 희토류 생산은 국가 중심경제의 중국에서는 가능하였고, 이를 토대로 중국은 세계 희귀금속 시장을 독과점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이 것이 가능했던 점은 선진국들이 스스로 무너진 배경도 있지만 중국이 의도적으로 가격경쟁을 하면서 선진국 생산시설들이 하나씩 문을 닫게된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중국은 수많은 희귀금속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도 희귀금속 생산국인 콩고 (코발트)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한쪽 눈을 감고 외면`시 했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 실정이다. 특히 2011년 즈음 보여주었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진정한 '자원의 무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이런 희귀금속은 핸드폰 등 우리와 밀접한 곳에서부터 군사 무기로도 활용되는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에 미래에는 이 수요량이 더욱 급증할 것이고,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도 보여진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에 목을 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칩4'동맹 등으로 반도체에 대해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자원 공급망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한편으로는 중국 자체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이 자원을 핑계로 생산공장을 중국 내륙으로 오게끔 만들어 일방향식으로 과학기술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빨아들인 기술력을 토대로 외국의 능력이 아닌 자가제조가 가능한 수준으로 과학기술을 발돋움하는 것이 중국의 속셈이다. 그래서 지금은 바다로 우주로 희귀금속을 찾아 나서는 세계의 모습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희귀금속까지 추출해내는 지구의 미래는 어떨지 의문을 갖는다. 특히, 희귀금속을 추출하기 위한 효율은 너무 낮다. 수천톤을 제련해도 남은 것이 몇kg의 희귀금속인 경우도 있으며, 제련과정에서 생겨나는 환경오염, 생태계 변화는 지금 눈가리기로 가려질 문제인지 의문인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아인슈타인의 말 '어떤 문제가 있을 때, 그것을 일으킨 사고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로 어떻게든 지구의 미래를 위한 친환경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으로 말을 끝맺는다.
희귀금속의 중요성에 대해서 과거부터 논의가 있었고,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한 희토류 분쟁 등의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희귀금속으로 인해 파생되는 생태학적 논란부터 외교적 영향력까지 한 권에 잘 담은 책이어서 일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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