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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테러리스트의 파라솔: 오랜 질투는 원한이 되어..



  테러리스트의 파라솔은 일본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로서 나온지 꽤 된 소설이지만 이번에 블루홀 식스에서 재번역해서 나온 작품이다. 표지부터 주인공이 사랑하는 위스키 (외관이 짐빔 비슷한)다. 제목이 테러리스트의 파라솔인 이유는 주요 인물의 단가 (우리나라로 치면 시조 비슷한) 의 내용이 모티브가 되었다.

  1960-70년대 일본은 전공투라고 하는 학생운동이 절정인 시기였다. 어느 대학이든지 학교 건물을 점거하고 시위운동하고 경찰들과 대치하는 것들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평범한 마음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세상에 지쳐서 일상으로 돌아갔으며, 반대로 더 사상에 심취한 이들은 폭력적인 활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망상에 빠진채 사회에 각종 사건을 일으키다가 결국 점조직화 되고 소멸되기에 이르른다. 요도호 납치사건이나 적군파 사건 등 익히 들어본 일들은 학생운동의 쇠퇴기에 벌어진 일들이다.

  주인공 기쿠치도 역시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적도 있지만 어느순간 운동에 지쳐 일상으로 돌아간다. 복싱에 소질을 발견하고 꿈을 키워나가지만 함께 했던 구와노가 해외 출국 전 처리하려고 했던 폭발물이 자동차 고장으로 크게 폭발, 일이 커지게 되면서 그의 일상도 바뀌게 된다. 하지만 구와노가 기쿠치를 평하듯이 언제 어떤 상황이라도 천하태평인 모습으로 그는 바텐더가 되어 살아간다. 그런 그가 신주쿠 공원에서 위스키를 마시다가 갑자기 발생한 폭발사건에 말려들며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되게 된다. 폭발사건으로 인해 경찰로부터 쫓기게 된 기쿠치는 그 와중에도 자신이 그 진상을 쫓으며 아사이와 도코를 만나며 진실에 가까워지는 내용이다.

  나오는 캐릭터들의 매력은 상당하지만 조금 어설픈 내용도 없지않아 았는듯 하다. 먼저 해외에서 잘려진 자신의 팔을 나중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보관해두었다가 지금에서야 사용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전공투 시절부터 요코와 기쿠치의 사이를 질투했던 구와노의 뒤틀린 마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는걸까 싶기도 하고.. 22년 전의 질투가 이런 끔찍한 살의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