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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끄적끄적

코로나 확진 -1~1일차 후일담

 

저번 달 주변에서 하도 코로나, 코로나 하길래 그 와중에 안걸리는 나를 보며 생각했던 것이

영국에 있을 때 이미 걸리고 나도 모르게 지나갔던 건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스텔스 오미크론인가..? 등의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이미 걸리고 지나간 줄만 알았던,, 반대로 내가 코로나 내성이 쎈가.. 싶었던 순간을 지나..

드디어 그 일이 발생하고야 말았다.

 

월요일 하루종일 왠지 모르게 힘이 없고 갑자기 설사도 하여

처음에는 늘 그랬듯이 속이 안좋은가 싶어

겔포스나 타이레놀을 먹으면 괜찮겠거니 하는 마음에 쉬려고 했다.

그러다가 자기 전에 왠지 모르게 이게 코로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내일 출근하기 전에 자가진단이라도 해봐야겠다 싶어 진단 실시. 다행히(?) 음성.

 

그래서 속이 정말 안좋아서 그런건가 싶어 역류성식도염인가 약을 받아야 겠다 마음을 먹고,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잠을 청했다. 오랜만에 따뜻한 차도 마시면서 다음날 조금 나아지길 기도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도 여전히 상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한 번더 진단 실시.

진단키트에 용액을 넣고 화장실에서 급하게 세수를 하고 돌아오니 아니나 다를까.

선명하게 보이는 두줄.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펑 터졌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출근을 못한다고 이야기하고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아침부터 나섰다.

주변에서 접촉했던 사람들에게 진단키트 해보라고 알려주었더니, 와이프도 확진이었다.

주말 간 만나면서 어느쪽이든 한쪽으로부터 옮아왔던 것은 틀림 없어보인다. 

주말부부인데 이왕 걸린거 양쪽 모두 걸려 1주만 날려먹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날씨는 우중충. 부슬비를 맞고 병원에 갔는데 이미 의사, 간호사분들은 이런 일에 익숙해진 것 처럼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걱정 내려놓으라고 한다.

 

하기사, 이제 곧 2급 전염병이고 1달만 지나면 이렇게 아파도 격리 없이 일상생활을 해야한다는 것은

지금 내 몸상태를 비추어 봤을 때 절대 쉽지 않을 것 같고, 차라리 걸려도 지금 걸리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지나갔다. 1달 뒤에는 신속항원검사비도 3배 오르고, 아파서 휴가를 쓰는 것도 내 휴가를 써야할 것이고... 간호사 분이 1년만 지나면 전국민이 다 한번씩을 걸려있을 꺼라는 이야기도 해주신다.

옥상 한 귀퉁이에서 최종적으로 양성판정을 받은 뒤 약국에서 약을 타왔다.

어머니가 쌍화탕을 꼭 먹으라고 해서 쌍화탕있냐고 물어보니 약국에서 갈근탕을 추천하길래 샀더니만

한 포에 무려 2000원... 끼워팔기에 당해버렸다. 제 정신이 아니라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약을 먹으면 잠이 오고, 또 한 참을 누워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유투브나 넷플릭스 보는 것 밖에 할 수 없고.. 만사 무기력한 나의 모습. 게다가 오한에 콧물에 기침에 온갖 잡다한 증상은 모두 나에게 온 것이었다. 반면 와이프는 가래, 콧물 정도.. 왜이렇게 개인차가 심한 건지 참.. 약을 먹으면 한 두시간 정도는 좋다가도 금새 어지럽고 피곤해지면서 목이 다시 아파온다. 저녁에는 더욱 심한것 같다. 이러다가 정말 앰뷸런스 부르는건 아닌가 걱정하면서 다시 침대에 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