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읽은 '마안갑의 살인'을 읽고 오랜만에 잊혀진 미스터리세포가 꿈틀거려
동일한 작가인 이마무라 마사히로가 쓴 첫번째 추리소설 시인장의 살인을 읽었다.
어떤 면에서는 마안갑의 살인보다 더욱 창의적인 소설로 읽혀졌는데
그 이유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에서 보여질 수 없었던 좀비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작가가 주인공의 입을 빌려 미스터리 소설 구조를 인용하며 소설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차이를 두는 경우는 '마안갑의 살인'의 서술 방식과 유사하다.)
클로즈드 서클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이 것도 모자라 살인 방식이 투박하긴 하지만 그 좀비를 이용한 살인트릭을 설계한 점에서
작가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나 볼 수 있는 외딴 곳에 일이 생겨 갔다가 하나 밖에 없는
다리가 불타 없어지거나, 터널이 붕괴되어 고립되는 상투적인 형태의 전개 방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스포일러에 가까우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사건에서 주인공 하무라가
사실은 그 살인사건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뒷부분에 서술된 것도
앞에서 일어난 자그마한 소동의 복선 역할을 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선사해주었다.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하지만 책에서 주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하무라와 히루코.
어째 보면 캐릭터 이름으로 히무라나 하루코가 보다 일반적인 남녀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미 미번역으로 있는 세번째 작품인 흉인저의 살인도 어서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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