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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 thought/From Book

인스타 브레인

 

나는 지극히 핸드폰에 중독된 것 같다.

무슨 일을 하다가도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아무 일 없는 핸드폰을 매만진다거나

인스타 검색 창을 계속 새로 고침해서

볼만한 게 있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이번에 읽은 '인스타 브레인'이라는 책은

왜 사람이 핸드폰에 중독되었는지,

그러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서와 같다.

 

진화론적 측면에서 

성공적인 진화는 상당한 시간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급진적인 전환은

진화하는 뇌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

(아직도 뇌는 수렵채집인의 뇌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를테면 비만 인구가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예전에는 음식이 풍부하지 못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되도록 칼로리를 많이 섭취해야 생존에 도움이 되어왔는데

지금은 수렵채집을 하던 시기에 비하면 음식에 대한 접근이

훨씬 나아진 상태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뇌는 아직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마구마구 먹어대면 비만이 생긴다는 그럴듯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우리의 뇌는 '예측 불허'를 사랑한다. 작가는 도파민이 분비되는 상황의 특성을

실험한 끝에 뇌는 '기대감 속에 미래의 불확실한 목표를 향해 가는 그 '길'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러한 뇌의 특성은 현대 마약과도 같은 스마트폰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집중을 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보이지 않는

멀리두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을 하곤 한다. 왜냐하면 내가 일을 하면서도 자꾸

핸드폰에 뇌의 일부분이 신경을 쓰고 있으면 마치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으로 

다방면의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아무것도 제대로

집중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같다는 말과 같다.

(특히, 핸드폰을 계속 만지는 것은 더이상 집중을 하지 못하고

  산만하기 이를데 없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특히, 중요한 것을 장기기억으로 두기 위해서는 집중을 해야 한다.

단순히 잠깐잠깐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뇌는 이를 절대 기억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화번호나 어디론가 가는 길을 찾는 것에 대해서,

과거의 사람들 저장할 수단이 마땅치 않으니 중요한 것은 외우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지금은 저장하거나 검색해서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저장할 필요가 없다.

작가는 이를 '구글효과' 또는 '디지털 기억상실증'이라고 부른다. 

더이상 그 본질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뇌의 역할이 되어버렸다.

 

그러한 휴대폰과 멀어지면 정서불안에 빠지게 된다.

'도파민'을 잔뜩 분비시켜주던 휴대폰이 없어지니 당연 반대급부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마치 산짐승을 만난듯한 위협신호를 뇌에 보내주기 때문이다. 

휴대폰이 잠시라도 없으면 불안한 감정은 커진다.

그렇게 마약같은 휴대폰을 사용한다고 해서 건강에 좋아지는 것은 없다.

우선 잠을 잘 못 잔다.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면서 1시간을 그냥 날려보낸 것이 허다하다.

이게 핸드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로 뇌에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끔 '디지털 디톡스'를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마치 골초가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하는 것마냥

작심삼일일 뿐이었다.

SNS를 하는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이 있음을 이 책에서는 밝힌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스스로를 '타자'와 구분을 짓고 비교하는데 탁월한 종족이다.

과거에는 비교대상이 한정적이었다면, SNS에는 차고 넘친다.

그러니 스스로 점점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가 생기게 된다면, 절대로 핸드폰은 끝끝내 버티다가 사줘야 할 것 같다.

핸드폰으로 아이가 잃게되는 것이 너무도 많음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육아의 스트레스로 많은 부모들이 유튜브를 틀어주면서 그나마 숨통을 튼다고 하는데

고생을 해서 아이에게 디스플레이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져있게 하느냐

참 고민인 부분이다. 

 

인스타 브레인은 누구나 겪고 있는 그런 문제를 읽기 좋게 설명해 주었다. 

결국 결론은 디지털 기기와 최대한 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삶을 회복하라는 것이지만,

정말 지켜지기 어려운 실천 과제이다. 

모두를 얻을 수 없는 핸드폰의 대체 수단은 과연 있을까? (피처폰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