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추리소설 작가 중 이름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쯔진천이 사회파 추리소설가로 이름을 알리게 해준
'추리의 왕'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이라고 한다. 중국 추리소설은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검색을 해보니
이 소설작가가 많이 나오길래 어떤가 해서 도서관에서 대여해 보았다.
'추리의 왕' 시리즈에는 형사 자오톄민과 한 때는 경찰에 몸을 담고 있었으나 어떠한 일로 조직을 나와
수학교수를 하고 있는 옌량 콤비가 맞닥뜨리는 기이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캐릭터와 전개만으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했던 '용의자 X의 헌신'과 유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쯔진천 본인도 2012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 출간되어 읽었을 때 본인도 이러한
추리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그의 책은 쯔진천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듯 하다. 그런 유사점에도 인해 비판을 받는 지점이 있더라도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중국인들한테는 그들의 사회상을, 다른 나라 독자들에게는 쉽게 들여다 보기 어려운
중국의 모습을 일면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중국에는 '공안'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들의 공권력은 우리 경찰에 비하면 훨씬 강력하다고 알고 있다.
소설에서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사를 하는 경찰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를테면 꼼수를 사용하여
'용의자'를 잠도 재우지 않고 구금하여 수사를 하기도 한다. 종국에 새드엔딩은 결국 어떠한 범죄도 용서될
수 없다는 씁쓸한 여운이 남기도 했다.
소설에서는 '나를 찾아주세요'라는 쪽지를 남기고 어떠한 증거도 찾아볼 수 없는 불가사의한 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이를 위한 특별수사팀을 꾸렸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다. 그러나 '노랑머리'가 죽게 되는
사건을 통해 이 연쇄살인이 왜 발생하였는지 자오톄민와 옌량은 실마리를 쫓아가게 된다. 옌량은 '증거'보다는
'논리'적인 사고에 초점을 맞추며 그가 말하는 고차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것이 아닌, '역대입'의 방법을 통해
범인이 될 만한 누군가를 미리 선정하고 퍼즐을 맞춰 나간다.
소설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캐릭터가 그 연쇄살인에 연결되어있다는 짙게 주는 식으로 진행되는 전형적인 '사회파'
소설이며 트릭을 푸는 재미는 없지만 살인의 동기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던 소설이었다.
'추리의 왕' 다음 시리즈가 궁금하게 되는 그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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