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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쯔진천의 무증거범죄 책을 읽고 중국 미스터리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그가 쓴 또 다른 추천 도서인 '동트기 힘든 긴 밤'이라는 다음타자로 정해보았다. 이 책의 원제인 '장야난명'은 '빛을 보기 힘든 긴 밤'이라는 뜻인데 이 책의 주된 스토리인 고위층들의 스캔들을 들춰내기 힘든 상황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해설에서 말해주는 것 처럼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2014년 7월 29일, 거물급 호랑이가 낙마했다'라는 것으로 끝이 난다. 책에서 일어났던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었던 대상자들이 하나둘씩 죽음을 맞이한 가운데 그 끝에 닿을 수 없었던 거물급 부패 관료에게까지 온당한 책임이 돌아간 것이다. 이 짧은 한 문장에 도달하기 위해 장차오, 장량, 주웨이 등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커리어, 그리고 심지어 생명의 위협을 받아가면서까지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자 정의를 실현하는 소설이다. 해설에서도 실제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3년 부패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거물급 부패 관료를 '호랑이'라고 비교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고위관료의 부패행각이 드러나게 되면 '호랑이가 낙마했다'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2014년 7월 29일은 저우융캉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수사를 착수한 날이라고 하니 어느정도 모티브를 가지고 쓴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마쓰모토 세이초부터 그랬지만 결국 사회파 미스터리는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라고 느꼈다.
사회파 미스터리의 특성상 트릭이 중점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폐암 말기를 선고받고 죽어가는 장양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검경 조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보여주는 것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어쩌면 무모해보일지 모르는 주인공의 정의감은 소설을 이끄는 주된 힘이다.
한 편으로는 '무증거범죄'에서 등장하였던 뤄원의 이름이 이 소설에 한번 언급되었던 것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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